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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7335727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장면 1 숙종대왕 즉위 초에 성덕이 넓으시사
1. 숙종은 왜 시대 배경에 들어오게 되었나?
2. 여성의 계보부터 얘기하는 파격
3. 판각본 서체에 담긴 집단의 심리
장면 2 그네 타는 춘향의 치맛자락이 펄렁펄렁
1. 경처 소개에 동원되는 고지도의 상상력
2. 성애적 상징이 풍부한 광한루와 오작교
3. 〈단오풍정〉의 풍속화적 상상력이 끼어들다
장면 3 오만방자와 욕쟁이, 한판 붙다
1. 정감 있고 유머러스한 욕설의 향연
2. 진경문화의 호사장식 취향과 색채 감각
3. 우리말의 율동과 때깔을 비벼내는 솜씨
장면 4 사또 자제가 야밤에 기생집 출입이 될 말이오?
1. 혜원 풍속화의 유흥 향기가 나다
2. 민화적 상상력으로 가득 찬 춘향 집 후원 묘사
3. 고사인물도와 춘화가 함께 걸린 까닭
장면 5 열여섯 살 먹은 것들이 해괴망측하게시리
1. 본능적 욕망을 발견하다
2. 몸에 기억을 새기는 노래, 사랑가
3. 춘향전은 성희의 국민 교과서
장면 6 춘향이 명기라는 소문이 어떻게 한양까지?
1. 춘향을 그린 미인도가 있었을까?
2. 점심 먹고 자고, 점심 먹고 잔다는 노정기
3. 신임부사는 시끌벅적하게 부임해야
장면 7 쑥대머리에 귀곡성, 나 죽을 꿈이로다
1. 민족의 심금을 울린 임방울의 ‘쑥대머리’
2. 형벌은 수령 방백 마음대로 하나
3. 꿈은 반대로 해석해야 좋다?
장면 8 장모는 거지 사위를 제일 싫어해
1. 장모가 거꾸로 신 신고 뛰어나간다 하였으나
2. 알고 보면 월매는 얼간이 탐정
3. 정정렬 나고 춘향가 다시 났다
장면 9 흥겹게 노는 생신 잔치에 한시 짓기는 안 어울려
1. 지방 수령의 생신연이 너무 거창해
2. 위신도 세우고 흥을 돋우는 음악 편성
3. 한시 짓기는 놀이와 풍자를 함께
장면 10 민중의 소망으로 정렬부인 납시오
1. 독자의 욕망이 춘향 신분을 밀어 올리다
2. 삶의 위로를 넘어서는 해피엔딩
3. 역사보다 더 역사적이라는 역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욕설이 판소리 문면에 나타나는 현상은 단순히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겨버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욕설을 포함한 서민의 일상어 체계가 문학어 체계로 편입되고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벼운 서민적 감정과 호흡이 무거운 문학 앞에서 벌이는 편입 신고나 다름없다. 판소리에서 양반의 관념어 체계가 먼저 자리 잡고 있었던 상황에 비추어볼 때 서민의 감정과 호흡이 끼어든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출현이 아닐 수 없다. 양반의 관념어 체계를 비집고 들어가 큰 소리로 자기 현신을 외친 것이다. (「정감 있고 유머러스한 욕설의 향연」 중에서)
완판본 서체는 단조로운 글자꼴을 탈피하여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획들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어서 어떤 일관된 틀로서는 담아낼 수 없다. 그것은 투박하고 순진하고 발랄하다는 인상을 준다. 어떤 점에서는 그것이 전주 백성의 얼굴이고 숨결이랄 수 있다. 완판본 서체는 궁체가 아닌 서민의 서체, 즉 민체(民體)이다. 전주 서민들의 발랄하고 생동감 있는 기운을 받아서인지 민체 특유의 기운생동하는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판각본 서체에 담긴 집단의 심리」 중에서)
춘향의 욕은 민초들이 상대방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몸짓의 일환이다. 사람들은 서로 욕하면서 친해진다고 하지 않는가. 춘향이 방자에게 하는 욕은 사람 사이의 벽을 쌓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하려는 태도의 소산이다. 춘향의 욕에는 정감이 있고 유머가 있다. …… “개○으로 나서 소젖 먹고 돼지 등에 업히어 자라난 이 두더지 잡년의 자식”이라는 무지막지한 이 욕설도 여러 잡스러운 동물들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재미있고 과장되게 엮어 풀어낸 재치가 엿보인다. (「오만방자와 욕쟁이, 한판 붙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