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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14일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리사 고이치 (지은이), 김미란 (옮긴이)
가나출판사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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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14일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736758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6-01-21

책 소개

2011년 12월 부모님과 함께 긴 주말을 보내기 위해 고향을 찾은 리사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게 된다. 신장투석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엄마가 가족들에게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책에는 엄마와의 마지막 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채우고 행복하게 떠나보낸 리사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목차

프롤로그
사랑하는 밀리에게

1일째
2일째
3일째
4일째
5일째
6일째
7일째
8일째
9일째
10일째
11일째
12일째
13일째
14일째
그날 이후

감사의 글

저자소개

리사 고이치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4년 센트럴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한 저자는 전직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었고, 20대 후반에는 미국 적십자사, KFC, 세븐일레븐, 손 애플 밸리 등의 기업과 방송국을 대상으로 광고를 쓰며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이후 방송 쪽으로 영역을 넓혀 주요 라디오 방송국에서 토크 라디오 진행자이자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미치 앨봄, 캐롤 킹, 로버트 레드포드 같은 유명인들과 함께 방송을 진행했다. 리사는 현재 음악가 남편 테디 안드레아디스와 구조견 네 마리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그래미 어워즈의 재즈와 코미디 부문에서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또한 엄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호스피스 환자와 그 가족들 곁에서 환자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들이 그들 모두에게 평화로운 경험이 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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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옮긴이)    정보 더보기
동덕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해운항공업계에서 일하다 현재는 천직을 찾아 바른번역 소속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해빗 메카닉》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라우라 화이트가 사라진 밤》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페셜티 커피 멜버른》 《리더를 깨우는 리더 뉴알파》, 《폴리, 나 좀 도와줘》 《지식의 탄생》(공역) 《세상 모든 책장》 등 단행본과 《킨포크》와 《시리얼》 시리즈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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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커다란 병원 침대에 작은 헝겊 인형처럼 앉아 있는 엄마의 모습이 하룻밤 사이에 족히 20년은 더 늙어 보였다. 30kg 남짓한 자그마한 몸 위로 환자복이 붕 떠 있었다. 가슴은 신장투석 때 꽂은 관으로 인해 생긴 검붉은 멍들로 덮여 있었다. 한때 풍성했던, 아직은 검은색이 좀 더 많은 희끗희끗한 머리칼은 성겨 보였고, 컬이 한쪽으로만 쏠려 있어 그 반대쪽 귀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환자복 팔 윗부분이 어깨뼈 때문에 쑥 솟아 있었다. 쇄골은 너무 튀어나온 나머지 그 위에 책도 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엄마는 내 질문은 무시하고 이디스 벙커와 프란 드레셔를 섞은 듯한 콧소리로 대뜸 “투석 끝냈다”라고 말했다. “왔니? 잘 잤니? 아침은 먹었니?”도 아닌 “투석 끝냈다”라니.
내 눈은 설명을 갈구하듯 오빠의 눈과 마주쳤다가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왔다.
“이제 투석 안 해도 된대요?” 나는 엄마의 말에 깃든 숨은 뜻을 애써 좋은 쪽으로 해석하며 물었다. “투석 끝냈다. 이제는 안 하고 싶어.” 엄마가 진저리난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냥 가게 해다오. 가고 싶어.”
내 머릿속은 마치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하듯 돌아가기 시작했다. 1과 0들이 한데 엮여 길게 이어졌다. 정보 처리 중, 정보 처리 중. 나는 저 말뜻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갈란다. 그냥 가게 해다오.’ 엄마는 지금 죽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엄.마.가.죽.으.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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