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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해피엔딩이야

괜찮아 해피엔딩이야

이옥수 (지은이)
뜨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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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해피엔딩이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괜찮아 해피엔딩이야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8920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2-07-08

책 소개

열여섯 살 기완이의 아빠는 노래방과 PC방을 운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코로나 여파로 위기에 놓인 기완이네. 코로나로 인해 송두리째 흔들거리는 아빠를 목격한 기완이는 노래방과 PC방 살리기에 나서는데….

저자소개

이옥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청소년들을 ‘장단이 없어도 노래하고 춤추며,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찬란한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고려대학교에서 청소년 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한국문인협회 문학작품 공모 최우수상, KBS 자녀 교육체험수기 대상,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청소년 소설 『킬리만자로에서, 안녕』, 『나는, K다』,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개 같은 날은 없다』, 『괜찮아 해피엔딩이야』, 『바람을 기다려』, 『겨울 기린을 보았어』, 『푸른 사다리』, 『내 사랑, 사북』과 『아빠, 업어 줘』, 『똥 싼 할머니』, 『내 친구는 천사병동에 있다』,『엄마랑 둘이서』 등의 동화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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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어엉 기, 왕.”
“죽는다!”
“왜, 킹 좋잖아?”
나는 태민이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고는 가방을 챙겨 교실을 나왔다. 이름만 부르면 ‘기완’, 괜찮은데 성까지 붙여서 마지막 발음을 살짝 뭉개면 ‘성기 왕’.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여자애들 앞에서 그렇게 부를 땐 더더욱. 어떻게 한 인생의 이름을 앞뒤 맞춰 볼 생각도 안 하고 막 지었는지 모르겠다. 개명이라도 확 해 버리고 싶지만 땅 부자 할아버지가 지은 이름이라서 절대, 절대 안 된단다. 훗날 유산 상속을 위해, 작명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빠의 지론이다.
“야, 오늘 너희 가게 가도 돼?”
“안 돼.”
“지난번에 너희 아빠가 와도 된다고 했잖아. 한 시간만, 응?”
“그럼 청소 콜?”
“콜.”
기말고사도 끝났고 진도도 다 빼서 영화 보다가 급식만 먹고 하교하기 때문에 아직 한 시 반밖에 안 됐다. 학교 밖으로 나오니 진눈깨비가 내린 통에 도로가 질척했다. 태민이가 버스비 아깝다고 걸어가자고 했지만 나는 귀찮다고 한 정류장 거리인 가게까지 버스를 타자고 했다.
“와우, 역시 금수저. 돈을 아주 길바닥에 뿌리고 다니는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 아빠가 가게를 두 개 하면 금수저냐? 하긴 나도 어릴 땐 슈퍼나 문방구 집 애들이 부럽긴 했다. 태민이 녀석은 버스에서 내려 가게로 걸어가며 휘파람을 길게 불었다.


“성기완, 빨리 나와!”
잠결에 들어도 목소리의 톤이 달랐다. 난 죽었다. 심장이 덜덜 하는 순간, 눈이 동그래진 엄마가 먼저 내 방으로 뛰어들었다.
“아들, 무슨 일이야. 아빠 왜 그래?”
나는 벌떡 일어나 양손으로 머리를 헝클이며 말했다.
“아빠가 뻑 하면 나, 가게 일 시키잖아. 그래도 되는 거야?”
“당연하지. 네가 아빠를 안 도우면 누가 도와? 그리고 그깟 가게 일 좀 돕는 것 갖고 뭘 그래?”
엄마가 눈썹 하나 까딱 않고 당연하다는 듯 퍼부었다.
“그깟 일? 아, 됐어. 나가.”
“얘 좀 봐, 왜 엄마한테 아침부터 짜증이니?”
“됐다고!”
진짜, 내 편은 하나도 없고 주위에 나를 향해 쏘아 대는 화살들만 빗발친다. 어쨌거나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게 급선무다. 일단 다짐부터 받아 두자.
“엄마, 아빠가 뭐라 하면 옆에서 딴소리하지 마.”
“알았어, 빨리 나오기나 해.”
나는 미리 인상을 북, 그으며 거실로 나갔다. 소파에 앉아 있던 아빠가 마른세수를 하더니 멀거니 쳐다보았다.
“성기완, 아빠 괴롭다. 영업정지 20일은 나올 거다. 안 그래도 요즘 단속 강화돼서 꼬투리 하나라도 잡히면 바로 경고 때리는데. 장소, 시간까지 다 찍어서 보냈단다. 행정처분 받으면 바로 이의 신청해야 하니까, 넌 그 녀석 만나서 거짓 제보한 경위부터 알아 와. 무슨 말인지 알겠어?”
“어.”
“넌 아빠 말씀에 어, 가 뭐야?”
엄마가 냉큼 끼어들어 핀잔을 주고는 아빠한테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야? 갑자기 웬 영업정지?”
“몰라, 얘한테 물어봐.”
내가 입을 열 것 같지 않자, 엄마가 바로 교훈 모드로 돌입했다.
“아들, 생각해 봐라, 아빠가 왜 너한테 일을 시키는지. 다 일찍부터 사업 경험 쌓으라고 그러는 거야. 엄마도 살아 보니 경험이 제일 중요하더라. 뭐든 경험을 쌓은 사람이 실전에도 강한 법이거든.”
아직 난, 중딩이라고! 공부하기도 벅찬데, 무슨 사업 경험씩이나. 열불이 올랐지만 억지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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