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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8244233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0-12-30
목차
|작가의 말| 4
첫 번째 이야기
어머니 17
자싯물통 21
도서관에서의 하룻밤 24
막둥이 28
홍시 32
추억이 머무는 곳 36
딸을 위한 기도 40
두 번째 이야기
와이퍼 47
개를 업은 여인 51
추억을 노크한 점심시간 55
장부 달고 밥 먹는 아이들 59
보름달을 바라보며 63
배추의 변신 67
손거스러미 71
세 번째 이야기
슈퍼초보 79
다육이 83
보이지 않는 벽 87
여행 91
아름다운 모습 95
역주행 99
인사 103
네 번째 이야기
늘 아름다운 오늘 111
덤으로 배우는 삶 115
냄새와 향기 119
돌이 된 나무 123
시골 낭만 127
시선 131
무릉도원 135
다섯 번째 이야기
나를 찾아 떠난 휴가 143
파천에서의 단상 147
나답게 151
피리와 기타 155
가을을 버무리다 159
점멸등 163
늦더라도 멈추지 말자 167
여섯 번째 이야기
독과 약 175
가슴이 떨릴 때 179
윷가락 소리 182
상해에서 그 순간 186
오월의 바람 190
바지락 194
콩가루 198
일곱 번째 이야기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 205
책 도둑 209
물소리 213
파도가 전해주는 카푸치노 217
가로수길을 지나며 221
가을을 노래하다 224
산수유가 들려주는 이야기 228
리뷰
책속에서
늦더라도 멈추지 말자
아침 일찍 한산한 도로를 달린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여유도 부려본다. 그도 잠시 도심을 벗어나니 뿌연 안개가 엄습해온다. 차량에서 나오는 불빛으로만 앞을 분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른 아침이라 앞서가는 차량도 드물다 보니 답답함이 가슴을 죄어온다. 매일 오가는 도로라지만 안개에 가려 주변의 형체는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주위를 살필 엄두는 낼 수도 없고, 앞만 똑바로 보고 갈 수밖에 없다. 가도 가도 안개는 걷힐 줄 모른다. 그대로 멈추고 싶다. 앞서간 차량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보이질 않는다.
컴컴한 동굴 속에서 손전등을 잃어버리고 허우적대며 걷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도 길의 형태로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천천히 다가가면 언젠가는 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여러 번 오고 갔던 경험이 가져다준다. 안개를 뚫고 지나가기만 하면 내가 도착할 목적지가 반드시 있다는 믿음이 안개라는 장애물을 버티고 갈 힘도 실어주고, 지나온 내 삶을 반추해 볼 기회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