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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랑/연애 에세이
· ISBN : 9788959131891
· 쪽수 : 278쪽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 이별 후 1년
여름
1. 어떤 여행의 끝 - 헤어지다
헤어지는 날의 날씨 l 헤어진 다음날 l 헤어지고 3일 후 l 너와 헤어지고 첫 번째 맞는 토요일 l 너의 블로그 l 버스에서 눈물을 흘리다 l 꿈속의 연인 l 메일을 보내다 l 보낼 수 없는 편지
2. 낯선 여행자 - 누군가를 만나다
우산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오후 l 별자리를 믿어요? l 처음 집 앞까지 데려다준 날 l 사탕의 맛 l 나의 여름 첫 팥빙수 l 사수자리 그녀의 달콤한 초콜릿 l 안개 속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l A는 말했다 l 나는 생각했다 l 진짜가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3. 동행의 즐거움 - 다가서다
착한 그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l 상고머리 소년|담쟁이 넝쿨의 벽 l 여름 같은 눈썹 l 비둘기의 연인 l 물방울무늬 원피스의 추억 l 계절 사이에 내리는 비
가을
4. 세상의 끝 동서남북 - 추억을 나누다
가을이 찾아온 순간 l 그녀의 꽃밭-가을을 위한 우화 l 퀴즈쇼 l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l 조상의 사진 l 니나스 파리 Nina's Paris l 익명의 궁전에서 l 세상의 끝 동서남북 l 오로라 음악 l 지붕 위의 약속
5. 멀어지는 풍경 - 과거를 응시하다
웬즈데이|지미의 독백 l 오후 세 시의 티타임 l 오렌지빛 추억 l 새롭게 생긴 어린 시절의 기억 l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원 l 가을이 오면, 마리아 칼라스 l 물매화 화분 l 풍경風磬들의 노래
6. 잃은 시간, 남은 추억 - 보내다
티어저커스 무비 tear-jekers movie l 영화를 본 후, 그녀의 표정 l 기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 l 앙코르와트에 가을이 오면 l 당신과 함께 부르는 노래 l 화이트 초콜릿 라즈베리 블랜디드
겨울
7. 유년으로의 여행 - 더 깊이 알아가다
초봄 같은 초겨울 날 l 우리 생애의 첫 기억 l 기억 이전의 기억 l 당신 가방 속의 그 무엇 l 피아노 선생님 l 어느 피아노 연주자 l |그 여행의 끝 l 내 인생의 세 가지 단어 l 약속하다
8. 길의 끝, 길의 시작 - 가장 가까운 이가 되어주다
첫눈 내리는 밤 l 당신의 하얀 입김 l 광화문의 가로수는 우리를 기억할까 l 미소 짓는 마리아상 l 크리스마스 트리의 숲 l 올드 랭 사인 Auld Lang Syne l 한강, 시베리아 l 그녀가 홀로 춤추는 이유
9. 고독이라는 평원 - 거리를 두다
그 나비 l 팜나무가 있는 벌판 l 모르겠다 l 돌아가야 할 장소 l 달콤 쌉싸래한 감기 l 가시머리의 겨울 l 감기는 다 나았어요 l 엑스윙을 타고
봄
10. 지구반대편의 그녀 - 여행을 떠나다
그런 여자|밤비행기에서 l 이미지로의 여행 l 지구 반대편의 그녀 l 파리에 봄비가 내리면 l 앞뒤로 걷기
11. 미술관에서 길 찾기 - 나 자신을 들여다보다
루브르박물관에서 길을 잃다 l 클림트와의 대화 l 불멸과 소멸 - 밀레의 '이삭줍기' l 샤갈의 방 l 여인의 초상 l 기도촛불제단|이게 다예요 C'est tout l 부활절의 샤크레 쾨르 대성당 l 내 마음의 몽마르트르 언덕 l 내 인생이 노래가 되어 흐르는 순간
12. 먼 곳에서 보내는 엽서 - 다시 시작하다
그들만의 지구 l 굿바이 어게인 l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l 노래를 잊지 않는 한 l 쇼팽의 무덤 앞에서 l 괜찮아, 꿈이니까 l 파리의 마지막 뒷모습 l 당신에게 엽서를 쓰다 l 어 워크 어라운드 코너 A Walk Around Corner
책속에서
너의 블로그
주저하듯 Y의 블로그를 향해 마우스 버튼을 클릭했다. Y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을 훔쳐본다. 잘 지내는지, 기분은 어떤지 행간 속에서 너의 생각을 읽으려 한다. 사진 한 장, 짧은 문장 하나, 말줄임표 하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잘 지내는 것 같으면 초조해지고, 잘 못 지내는 것 같으면 걱정스러운 한편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나로 인해 그가 조금이라도 힘들어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웃음이 나왔다. 어이가 없다. 서로 사랑할 때는 나로 인해 네가 행복해지기를 소원했는데 깊은 밤, 이렇게 모니터 뒤에 숨어 너의 불행을 바라고 있다니... 이제 너의 블로그는 머나먼 우주의 혹성처럼 보였다. 존재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듯한 막연한 공간. 너와 같은 궤도를 돌며 같은 시간대를 살아왔는데, 네가 누구를 만나고 무슨 책을 읽는지, 하루하루 무슨 꿈을 꾸는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는데, 이제 나는 너에게 아무 말도 건넬 수가 없게 되다니... 방명록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그런 평범한 인사조차도 할 수가 없다.
딸깍딸깍,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소리 중 하나는 헤어진 연인의 블로그를 기웃거리는 마우스 버튼 소리가 아닐가. 밤은 점점 깊어가고, Y의 블로그 위에서 커서만이 깜빡깜빡 제자리를 맴돈다. 궤도를 이탈해 방향을 잃고 침묵하는 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