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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9133925
· 쪽수 : 556쪽
· 출판일 : 2009-08-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선두의 공격자들이 마침내 쇠사슬 화환에 도착하여 매달렸다. 그들은 한 손으로 쇠사슬을 잡고 다른 손을 뒤이어 도착한 동료들에게 내밀어 끌어 올렸다. 그러자 쇠사슬은 장애물이 아니라 붙잡고 올라가기 좋은 도구처럼 보였다. 당밀을 발라놓은 줄에 말벌들이 새카맣게 달라붙은 것처럼, 프랑스 병사들이 순식간에 쇠사슬에 빼곡하게 달라붙었다.
“시작해요!”
미리암이 소리쳤다.
“프랭클린에게 기도하세요.”
나는 그렇게 말한 뒤 배터리에서 이어져 나온 구리 막대기로 나무 지렛대를 꽉 눌렀다. 배터리에 연결된 가느다란 쇠사슬이 굵은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었다. 불빛이 번쩍 일어나면서 뿌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쇠사슬에 매달렸던 프랑스 척탄병들은 발길로 세게 채인 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몇몇 녀석들은 근육이 쇠사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지 덜덜 떨며 비명을 질러댔다. 끔찍했다.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했고, 탑 아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발사!”
아래쪽에서 펠리포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탑 안에서 아군의 총성이 다시 터졌고, 더 많은 적들이 쓰러졌다.
“쇠사슬이 뜨거워!”
적의 척탄병들이 소리쳤다. 대검으로 쇠사슬을 건드려본 병사들은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쇠사슬을 들어 올리거나 잡아당긴 놈들은 기절한 황소처럼 나자빠졌다. - 본문 255~256쪽 중에서
그 순간 아스티자가 길모퉁이를 돌아 나타났다.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최대한 오그리고 검은 고수머리 속에 하얀 얼굴과 까만 눈동자를 빛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달려가 맞으며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지?”
“그 사람들이 너무 흥분해서 잠들지 못했어요. 내가 제일 먼저 잠자리에 들어가 모두 잠들 때까지 기다렸는데 지겨워 죽는 줄 알았어요. 게다가 1백여 미터 거리에서 졸고 있는 보초를 깨울까봐 계곡의 건천 바닥을 살살 기어야만 했죠.”
아스티자가 입고 있는 치마가 엉망으로 변해 있었다.
“그들은 내가 사라진 것을 벌써 알았을 거예요.”
“달릴 수 있겠어?”
“당신이 그것을 찾지 못했다면, 난 가고 싶지 않아요.”
아스티자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찾았어.”
그러자 두 손으로 내 팔을 잡으며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환히 웃었다. 아스티자는 나보다 더 오래 그 책을 꿈꾸어왔다. 내가 꺼낸 황금 원통을 본 그녀는 짧은 숨을 훅 들이켰다.
“들어봐, 얼마나 무거운지.”
그녀의 손이 맹인의 그것처럼 원통 표면을 더듬었다.
“정말 이 안에 있어요?”
“응. 난 읽을 수 없었지만.”
“아이고, 손님, 빨리 여기를 떠나야 해요.”
모하마드가 재촉했다. - 본문 379~380쪽 중에서
“옷을 좀 벗어주겠어?”
“에단!”
“너의 매끈한 피부가 필요해서 그래.”
“세상에, 사내들이란! 이런 상황에서 겨우 생각한다는 것이….”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아스티자의 나이트가운 어깨 부분을 잡고 아래로 북 찢어 등이 온통 드러나게 했다. 그녀는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미안해. 네 피부가 나보다 매끈해서 그래.”
나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의 등을 로제타석에 붙이고 지그시 밀었다. 넝마로 변한 나이트가운이 젖가슴에 걸려 있었다. 그녀가 몸을 꿈틀하며 물었다.
“대체 뭘 하는 거예요?”
“너를 도서관으로 만들고 있어.”
여자를 돌에서 떼어내어 등을 살펴보았다. 등뼈 부분에 제대로 찍히지 않은 심벌들이 몇 개 있었지만, 대부분은 거울에 비춘 것처럼 선명했다. 나는 그리스어 부분에도 여자의 등을 대고 눌러댔다. 일부분은 그녀의 엉덩이 윗부분에 찍혔는데, 그것이 묘하게도 에로틱해 보였다. 특히 나는 드레스로 가려진 그녀의 불룩한 엉덩이를 엄청 좋아했다.
정신 차려! 너무 놀라 화도 못 내고 있는 아스티자를 한쪽에 세워두고 나는 곡괭이로 기념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수년 후의 학자들에게 욕을 먹지 않으려면 상형문자들의 행간을 잘 겨냥해 찍어야만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러자 화강암 윗부분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곡괭이를 힘껏 휘두르자 토트의 문자와 상형문자가 새겨진 돌 꼭대기 부분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 본문 460~46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