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59135141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1부 9월 18일 금요일
2부 9월 20일 일요일
3부 9월 21일 월요일, 새벽
4부 9월 21일 월요일, 오전
5부 9월 21일 월요일, 오후
6부 9월 22일 화요일
7부 9월 26일 토요일
8부 9월 27일 일요일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배와 연결된 철제 다리에서 오로라호를 바라보자 내가 제대로 찾아온 것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보도자료에 나온 사진과 비슷하기는 했다. 지문 하나, 바닷물 한 방울 묻지 않은 커다란 유리창이 햇빛을 반사했고 흰색 선체는 오늘 아침에 페인트칠을 마친 것처럼 번쩍거렸다. 그런데…… 보도자료 사진으로는 크기를 짐작할 수 없었지만 실제로 본 오로라호는 너무 작았다. 크루즈선이라기보다는 큼직한 요트에 더 가까웠다. 보도자료에서 ‘부티크’라는 말을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스 섬들을 오가는 요트도 이 배보다는 더 크다.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시설들(오로라호의 까다로운 승객들에게는 도서관, 일광욕실, 스파, 사우나, 칵테일 라운지 등등이 꼭 필요하단다)이 이렇게 작은 배에 다 들어 있다고? 믿을 수 없다. 아담하고 반질반질 광택이 나는 선체는 묘하게 장난감 같았다. 좁은 철제 다리에 발을 디디자 갑자기 어떤 이미지가 떠올랐다. 내 상상 속에서 오로라호는 작고 완벽한 형태로 유리병 안에 갇힌 비현실적인 배였다. 배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나도 따라서 작아지는 듯했다. 망원경을 거꾸로 들고 보는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현기증이 일어났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숨을 가쁘게 쉬며 그 말을 되뇌다 보니 조금씩 흥분이 가라앉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지금도, 그때도. 나를 해친 사람은 없다. 없다고.
술이 간절했다.
미니바 안에는 미니어처 진, 위스키, 보드카 대여섯 병, 그리고 토닉, 얼음이 있었다. 컵에 얼음을 담고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미니어처 진 몇 병을 따서 잔에 부었다. 토닉 워터까지 섞은 후 단숨에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