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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

수림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

백민석 (지은이)
  |  
예담
2017-08-31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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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

책 정보

· 제목 : 수림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5486
· 쪽수 : 280쪽

책 소개

백민석 작가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발표한 단편들의 작품집으로, 정권 교체 이전의 사회를 은유한다. 삶이 요구하는 자리매김의 위치까지 분연히 달려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아내와 자식과 이웃과 형제와 친구들이 벌이는 불경스러운 행태와 신경쇠약의 징후들이 한여름 장맛비처럼 어둡게 흘러내리며 뒤섞인다.

목차

수림
비와 사무리아
검은 눈
죽은 아이는 멀리 간다
나른 보이의 모험
공포가 그 해안가 마을에 거대한 닻을 내리웠다
개나리 산울타리
링고
비그늘 아래로

작가의 말

저자소개

백민석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5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6믿거나말거나박물지》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혀끝의 남자》 《수림》,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내가 사랑한 캔디》 《불쌍한 꼬마 한스》 《목화밭 엽기전》 《러셔》 《죽은 올빼미 농장》 《공포의 세기》 《교양과 광기의 일기》 《해피 아포칼립스!》 《버스킹!》 《플라스틱맨》, 산문집 《리플릿》 《아바나의 시민들》 《헤밍웨이: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러시아의 시민들》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과거는 어째서 자꾸 돌아오는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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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손으로 귀를 가려도 들리는 소리는 막을 수 없었다. 남자는 자신의 이마 위로 물의 터널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장마도 끝난 마당에, 입추도 지난 마당에, 그 기나긴 터널을 다 지나왔다고 마음을 놓은 참에, 그는 머리 위로 물의 터널이 무너져 다시 한 번 허우적대는 자신을 느꼈다. 살 속에서, 뼈 속에서 다 지나간 줄 알았던 시름 깊은 장마, 슬픈 장마, 수림이 아직도 비를 뿌리고 있었다.
─ 수림


여자는 용기를 내어 다가가 노숙인 앞에 섰다. 노숙인은 눈을 뜨고 있었지만 시선은 약간 하늘을 향한 채로 그녀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비가 눈두덩에 고이면 눈꺼풀을 깜박여 물방울을 털어냈다. 실성한 게 분명했다. 그녀는 한 발짝 더 가까이 갔다. 비에 맞아서 노숙인 얼굴의 얼룩이 점점이 지워지고 있었다. 군데군데 땟국이 흘러내리고 누런 피부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녀는 우산 아래서 울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사무라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자기가 사무라이가 되어 이유도 없이 눈앞의 노숙인을 베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녀 자신이 방향을 잘못 잡은 원한이 된 것처럼, 증오가 된 것처럼.
─ 비와 사무라이


남자의 주변엔 벌써 그렇게 된 친구들이 있었다. 걸인이나 다름없이 된 친구들이. 쉰도 되지 않았는데 이혼을 하고 집을 나오고, 파산신청을 하고 뇌졸중을 겪고, 고시원을 전전하는 친구들. 세상은 살면 살수록 더 살기 어려워지고 가난하면 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곳이었고, 그도 점점 친구들의 처지를 닮아가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그리 될 것이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건대, 구태여 자신이 걸인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미 남자의 머리 위에서 물의 터널은 무너졌다. 그는 삶의 에너지를 소진해버렸을 뿐 아니라, 도래할 가능성, 미래에의 희망까지 죄다 탕진해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니 그는 죽음이 싫지 않았다. 죽음이란, 비를 피하기 위해 처마 아래 서듯 비그늘 아래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나 다를 바 없었다.
─ 비그늘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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