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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9136568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1부 어리석은 사람 006
2부 마술사 098
3부 연인들 228
4부 운명의 수레바퀴 362
에필로그 508
리뷰
책속에서
돈만 훔치는 게 아니다, 그 돈을 써야 했던 계획이 사라지면서 상대방의 인생 일부를 무참히 뺏는 짓이다, 라고 언젠가 어머니가 설교한 적이 있다. ‘도시락’을 훔치려는 의도는 없었다. 모든 게 손자 녀석 잘못이다. 무슨 상관이람. 됐어, 집어치워. 쓰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감상에 빠지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고 무엇보다 위험한 짓이다.
(본문 65p. /1부 「어리석은 사람」 중에서)
지나간 시간은 왜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 걸까. 지금이란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시간이 더해질 때마다 과거는 모래처럼 풍화하여 1년, 2년, 5년 점점 수북이 덮여 모래언덕이 된다. 결국 이 언덕을 망각하고 있다 여기고 걸어가는데, 예상치도 않은 돌풍에 모래언덕의 지형이 확 바뀌어버린다. 묻어둔 옛 풍경이 불쑥 나타나는 것이다.
(본문 171p. /2부 「마술사」 중에서)
“점술가로 이렇게 거리에 나와 있을 때 이따금 난 말의 쓰레기통이 아닐까 생각해요. 사람들은 제각기 마음속에 수많은 말들을 담고 지내죠. 그런데 담은 말들이 너무 무거워서 견디기 힘들 때는 조금 버려줘야죠. 하지만 자기 삶과 관련 있는 인물한테는 쉽게 버릴 수가 없어요. 그대로 받고 끝나면 좋겠지만 좋든 싫든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요. 반응도 돌아오죠. 간혹 또다른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하지만 전 듣기만 해요. 아무것도 못해요. 무력하기 그지없어요. 그치만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말을 받아 안을 수는 있어요.”
(본문 241p. / 3부 「연인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