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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24128466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6-03-26
책 소개
창밖에 먼 별을 두고 밤마다 당신 생각에…”
70년의 고독을 뚫고,
당신에게로 불어온 ‘사랑의 바람’
70년의 봉인을 풀고 피어난 조병화의 절창(絶唱)
미발표 시편 28여 편과 직접 그린 소묘가 담긴 시화집
조병화 시인의 젊은 날,
그 뜨거웠던 사랑의 기록이 세상에 나오다
최근 젊은 시인들의 첫 시집을 꾸준히 선보이며 문단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온 교유서가가, 이번에는 1950년대의 숨겨진 시화(詩畫)를 묶어 세상에 내놓았다. 그 주인공은 편운 조병화(1921~2003) 시인이다. 1958년을 전후해 창작한 미발표 시편들이 70여 년의 기다림 끝에 시화집 『사랑의 바람이 뜨거이 불어옵나이다』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화집은 조병화 시인의 방대한 문학적 생애를 통틀어 가장 뜨겁고 강렬했던 사랑의 순간을 기록한 비밀스러운 문학적 자취이다. 유족들이 시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서랍 깊숙한 곳에서 정성스럽게 갈무리된 작은 한지 묶음을 발견하였다. 그 안에는 엽서 크기의 스케치북에 시인이 생전에 직접 그리고 쓴 식물 소묘와 정갈한 육필 시편들이 담겨 있었다. 지금껏 그 어떤 시집이나 선집에도 수록된 적 없는 이 글들은, 시인이 마음 깊이 간직하고자 했던 은밀한 진심의 기록이다. 1950년대 후반, 가장 순수하고도 뜨거웠던 시인의 내면세계를 증명하는 이 육필 원고는 이제 한 권의 시화집이 되어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토록 강렬한 사랑의 정념이 편운재의 묵은 먼지 속에 70여 년 동안 침묵 속에 화석처럼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사랑은 너무도 뜨겁고 절대적이고 화사해서 너무도 위험하고 불안하고 고독했다. 그러나 이 사랑의 사건은 그동안 완벽하게 봉인되어 있었기에 세상 밖에는 흔적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랑의 정념은 누구보다 강렬하고 찬연한 낭만적 여정을 펼쳐 보였던 조병화의 시적 삶의 보이지 않는 샘물이자 에너지로 작용했으리라. 그의 시 세계는 지속적으로 사랑, 꿈, 고독, 죽음 등의 본래적 근원 심상과 낭만적 동경의 지평을 펼쳐 왔기 때문이다.”
_홍용희, 「해설: 뜨거운 사랑의 고독」에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앓았던 ‘절대적 사랑과 고독’
전쟁 직후인 1950년대, 허무와 폐허가 가득했던 시대에 시인은 “미움이 타버리고 아픔이 타버리는” 강렬한 사랑의 정념을 시로 써 내려갔다. 이번 시집은 조병화 시 세계의 근원적 에너지였던 사랑, 꿈, 고독의 지평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홍용희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 사랑의 사건은 그동안 완벽하게 봉인되어 있었다”며, “존재의 불안과 우수와 단절이 없는 종교적 체험에 버금가는 절대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조병화 미발표 시화집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적 가치와 현대적 감각의 만남을 주도하고자 한다. “명예, 욕망, 예술, 고독” 등 시인이 하나하나 버리며 찾아 돌아온 “고요한 작은 마을”의 풍경은, 오늘을 사는 독자들에게도 잊힌 사랑의 원형을 되찾아줄 것이다.
시인의 숨결이 담긴 20여 점의 소묘와 자필 원고
이번 시집의 백미는 시인이 직접 펜으로 그린 섬세한 꽃 그림들이다. 카라, 센쥬란, 히아신스, 양귀비 등 1958년을 전후해 그려진 20여 점의 소묘는 시의 정서와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시집 후반에 시인이 직접 정서(淨寫)한 자필 원고 이미지를 배치하여, 독자들이 70년 전 시인이 메모지 위에 쏟아냈던 고독과 사랑의 숨결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1950년대 젊은 조병화는 뜨거운 사랑과 고독의 극한을 앓고 있었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사랑의 시스템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의 젊은 날의 사랑의 서사는 “시작”만 있지 “마지막”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의 일생 동안 이 사랑의 “마지막” 지점은 유예되었으리라. 그의 시편이 우리 시사에서 누구보다 강렬한 사랑, 고독, 우수로 물든 낭만적 삶의 지평을 지속적으로 펼쳐보였던 것은 이를 증거한다.”
_홍용희, 「해설: 뜨거운 사랑의 고독」에서
원문의 결을 살린 현대적 복원
이번 시화집 『사랑의 바람이 뜨거이 불어옵나이다』는 70년 전 조병화 시인의 육필 원고가 지닌 본연의 정취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편집 원칙을 적용했다.
1. 현행 맞춤법 적용: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띄어쓰기 및 발음상의 차이가 없는 옛 표기(예: ‘했읍니다’ → ‘했습니다’)는 현행 한글 맞춤법 규정에 따라 수정하였다.
2. 원문의 미학 보존: 시인이 사용한 특유의 방언, 축약어, 조어 등은 작품 고유의 질감과 시대적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표준어로 교정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수록하여 문학적 가치를 더했다.
3. 제목의 구성: 발견된 각 시편은 별도의 원제가 없는 상태였다. 이에 독자의 편의와 감상의 흐름을 돕고자 각 시의 ‘첫 행’을 제목으로 채택하여 편집하였다.
목차
오늘 밤엔 이 따사로움에
쓸쓸한 이야길랑 하지 않겠어요
당신 생각에 잠이 듭니다
이제는 이별이 없으면 좋겠는데
애당초 우리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검은 물가로 돌아와 당신을 생각합니다
며칠이고 지금 당신이 없는 날이 지나갑니다
어머니 당신 아들에게서 약한 인간이 지닌 모든 그것을
어제는 내가 견딜 수 없이 쓸쓸했습니다
어머니 당신 아들은 지금
나에게 사랑함에 있어 부족함이 있음은
사랑의 바람이 뜨거이 불어옵나이다
나도 피곤에 젖어 오늘 밤엔
이 인생 문간방에 초라히
나뭇잎이 떨어진 지구 한구석 적적한 자리
당신을 위하여
애당초 우리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내 고운 노래를 다시 가슴에 묻고
그리고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너의 이름 없이는 불상한 한 사나이가 있다
당신과 한 몸이 되어 있을 때
그것으로서 작은 생명 스스로 구원을 받으며 스스로 눈감아
봄이 오면 무서워요
나는 오늘 아침 조간 한구석에서 슬픈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당신이 돌아가면 남은 자리 너무나 텅 비어서
고운 당신을 앞두고 쓸쓸한 이야길 한 것은
하나하나 버리며
해설
: 뜨거운 사랑의 고독 _홍용희(문학평론가)
비밀의 시화
: 이 노래는 당신과 나만이 아는 노래
저자소개
책속에서
당신과 한 몸이 되어 있을 때
당신과 한 몸이 되어 있을 때
내 모든 생명은 당신 것이었습니다
어두운 날개처럼 밤마다 밤에 젖어
피곤한 내 외로움은 빈 하늘을 나르고
당신은 깊이 닫힌 고요한 보금자리
영원토록 비쳐 오르는 먼 그리움
당신과 내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해도
밤마다 밤 속에 밤을 남기고 돌아가는 사람아
고요한 사랑아
한 별 아래 잠드는 당신의 자리가 너무나 멀구나
어제는 내가 견딜 수 없이 쓸쓸했습니다
어제는 내가 견딜 수 없이 쓸쓸했습니다
어제는 내가 견딜 수 없이 불상했습니다
당신과 그렇게 헤여져서 긴 담모통이
나무 아래로 구룸다리 아래로 축축히
봄이 배 오는 밤을 걷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딜 걷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생을 견디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의 구성
당신의 먼 얼골이 비쳐 오르도록 술을 마셨어요
오늘 밤엔 이 따사로움에
쓸쓸한 이야길랑 하지 않겠어요
당신 생각에 잠이 듭니다
이제는 이별이 없으면 좋겠는데
애당초 우리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검은 물가로 돌아와 당신을 생각합니다
며칠이고 지금 당신이 없는 날이 지나갑니다
어머니 당신 아들에게서 약한 인간이 지닌 모든 그것을
어제는 내가 견딜 수 없이 쓸쓸했습니다
어머니 당신 아들은 지금
나에게 사랑함에 있어 부족함이 있음은
사랑의 바람이 뜨거이 불어옵나이다
나도 피곤에 젖어 오늘 밤엔
이 인생 문간방에 초라히
나뭇잎이 떨어진 지구 한구석 적적한 자리
당신을 위하여
애당초 우리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내 고운 노래를 다시 가슴에 묻고
그리고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너의 이름 없이는 불상한 한 사나이가 있다
당신과 한 몸이 되어 있을 때
그것으로서 작은 생명 스스로 구원을 받으며 스스로 눈감아
봄이 오면 무서워요
나는 오늘 아침 조간 한구석에서 슬픈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당신이 돌아가면 남은 자리 너무나 텅 비어서
고운 당신을 앞두고 쓸쓸한 이야길 한 것은
하나하나 버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