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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고백

진실한 고백

조두진 (지은이)
  |  
예담
2012-11-28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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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고백

책 정보

· 제목 : 진실한 고백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9137138
· 쪽수 : 300쪽

책 소개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도모유키>와 <능소화>의 작가 조두진의 소설집. 총 여섯 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그 여섯 편은 모두 '기억'에 관한 슬프고, 섬뜩하고, 기막히고, 황당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다.

목차

끼끗한 여자····7
시인의 탄생····39
진실한 고백····117
장인정신····167
이정희 선생님····203
뻐꾸기를 보다····245
작가의 말····296

저자소개

조두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5년 장편소설 《도모유키》로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능소화》 《유이화》 《아버지의 오토바이》 《몽혼》 《북성로의 밤》 《결혼면허》와 소설집 《마라토너의 흡연》 《진실한 고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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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미 잡아놓은 약속을 취소하면서까지 특강에 참석한 것은 오직 정경숙 시인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뭐랄까, 그녀의 시는 시인의 사유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연, 인생 같은 느낌이었다. 시적 상상력으로 꾸며낸 시가 아니라 살아오면서 체득한 무엇을 토해내는 듯했다. 그래서 그녀의 시가 비록 시적 아름다움과는 좀 거리가 있었지만 사람살이와 아주 가깝게 붙어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내 어설픈 평가만 그랬던 게 아니라 대중의 평가도 그랬고, 전문가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몇몇 평론가들은 그녀의 시를 두고 매우 성긴 시라고 혹평하곤 했는데, 그런 점이 오히려 평범한 대중에게는 가깝게 와 닿는 시라는 말이기도 했다. 박 형사는 특강 말미에 정경숙 시인과 수강생들의 대화 시간도 마련돼 있다며 참가를 권했다. 시집으로는 극히 드물게 4주째 한국문학 전체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는 시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말에 다소 설렌 것도 사실이다.
정경숙의 시가 그렇듯 이번 강의도 대체로 상처와 시의 상관관계에 관한 내용이었다. 요컨대 그녀는 자신은 운명적으로 시인이 됐으며, 시인으로 거듭나고 나서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 그녀 안에는 아직도 치료해야 할 깊은 상처가 남아 있고, 그 상처가 아무는 순간까지 시를 쓸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시인 지망생이거나 초보 시인인 참석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여기 앉아 계신 한 분 한 분이 모두 좋은 시인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여러분은 시를 쓰는 동안 자기 안의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의사를 만날 것입니다. 좋은 시를 쓰거나 못 쓰거나에 집착하기보다 내 안의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상처를 치유한다는 마음으로 한 작품 한 작품 끊임없이 써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녀가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모두 좋은 시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을 때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상처에 관한 말은 맞는 말이었다. 구르는 돌에도, 말라비틀어진 나무껍질에
도 상처가 있는 법이다. 그러니 나처럼 친구 손에 끌려 시 창작 교실에 참가한 사람은 물론이고 다른 수강생들 역시 자기만의 상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느 정도 시로 승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말이다. 그러나 정경숙처럼 깊은 상처를 가진 사람은 드물 것이다. 게다가 그 상처를 온전히 시로 승화시키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겠지만 상처를 시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재능이니까 말이다.
정경숙은 자신의 시는 한 편 한 편이 모두 피를 토하는 진실의 고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견딜 수 없는 진실의 고백을 하나씩 토해낼 때마다 조금씩 마음과 육신의 평화를 얻는다고 했다. 그녀는, 하도 억눌러서 자신의 기억 속에 그 상처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했다. 시 창작을 통해 억눌린 기억과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비로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십 수년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살았으며 언젠가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날, <눈물>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내는 날이 자신의 상처가 아무는 날이며, 자신의 시작(詩作)이 끝나는 날이라고 했다. - <시인의 탄생>


살인죄를 저질렀다는 결과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그 동기를 생각하면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몇 번이나 그 안쓰러운 이야기를 듣다보니 과연 무기징역형이 장세달에게 합당한 처벌인가 싶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같은 방에서 나와 1년 8개월을 지내는 동안 장세달을 면회 오는 사람은 없었다. 편지도 없었고, 을 부쳐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가 얼마나 흉악한 죄를 지었기에 가족들마저도 그를 외면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어쩌면 하얀 에이프런을 허리에 두르고 카스텔라를 굽던 그의 어머니는 일찌감치 세상을 떠나버린 것인지도 몰랐다.
장세달은 고향 친구이자 자신이 근무하던 섬유 회사의 사장과 료 여직원을 강간하고 살해한 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2년째 복역 중이었다. 그는 살인죄를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동기에 대해서는 당당했다. 나라도 그런 순간에 직면했더라면 장세달과 꼭 같은 짓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물론 사법부가 충분히 조사하고 판단했을 것이니 동기의 순수성을 주장하는 장세달의 혓바닥이 얼마나 정직한지는 알 수 없다. 진실 여부를 떠나 장세달은 신입 수감자가 들어올 때마다 끊임없이 자신이살인을 저지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고, 그와 한방을 썼던 수감자들은 ‘장세달은 죄질에 비해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흉악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그 동기를 참작했어야 했다’고 생각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장세달의 이야기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그가 변명을 하고, 동기를 밝힌다고 하더라도 그의 징역살이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스스로도 딱히 감형을 기대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그는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다른 수감자들처럼 반성문을 쓰거나, 사건의 전말을 써서 재심을 원하는 탄원서를 내지도 않았다. 그는 다만 진실을 말하고 싶을 뿐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 <진실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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