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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59523986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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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폴라스키 이등상사가 엔진을 끄는 순간 롱소드가 격납고 벽을 들이받았다. 충격에 마스터 치프와 존슨 상사, 로클리어 상병은 조종석과 통제석 위로 나뒹굴었다.
그런트들이 플라즈마 피스톨을 뽑아들고서 에너지를 과충전해 총구를 초록색으로 물들이면서 롱소드를 향해 다가왔다. 코버넌트 엔지니어들은 불을 끄고 폭발로 끊어진 전선을 수리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격납고를 따라 방어막이 재구축되고 있어요. 외부 대기가 안정되었으니, 이제 일어나서 움직이셔도 됩니다."
코타나의 말에 로클리어 상병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환호성을 질렀다.
"아자!"
상병은 기운 좋게 MA5B의 장전 손잡이를 당겨 약실에 탄을 재웠다.
"놀아재껴 보실까!"
"다들 수고했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다."
치프가 일어서며 소총을 장전했다.
해버슨 대위는 한숨을 푹 쉬고는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엔지니어의 암청색 피가 문신처럼 살갗에 점점이 말라붙어 있었다.
"마스터 치프가 찾는 이들이 아직 리치 행성에서 살아 있을 것 같나?"
"치프가 찾는 이들이라뇨?"
코타나의 목소리는 여전히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얼어붙었던 말투가 호기심 때문에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스파르탄 대원들 말이다."
해버슨 대위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리치 행성으로 가자는 얘기야 일리가 있어. 거기 말고는 달리 갈 곳도 없거든. 하지만 치프의 본심은 그게 아냐. 뻔히 알면서도 사지로 내몰았던…… 리치 행성 지표면에 투입했던 대원들 때문이지. 돌아가 보고 싶지 않을 지휘관이 어디 있을까? 또 대원들이 아직 살아 있기를 바라지 않을 지휘관은 어디 있고? 가능성이 아무리 실낱같아도 그렇게 믿고 싶은 법이지."
수백 척에 달하는 함선의 배치령이었다. 항공모함, 구축함, 보급선 등 어마어마한 규모의 함대였다. 놈들은 지정된 위치에 집결하여 연료를 채우고 보급품을 싣고 다음 슬립스페이스 점프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외계 유물에서 나왔던 간단한 기호를 좌표로 변환하는 방법쯤은 코타나도 알고 있었다.
어디 보자, 놈들은 람다 서펜티스 행성계로 점프하여 원자로에 사용할 삼중수소 가스를 모으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고 나서 호킹 행성계로 점프해 30여 척에 달하는 항공모함과 접선 및 세라프 전투기 탑재. 그 다음은…….
코타나는 처리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역량을 모조리 번역 회로에 집중해 좌표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족히 백 번은 다시 점검해 보았다.
틀림없었다.
곧 작전을 개시할 코버넌트 함대의 마지막 이동 좌표는 태양계를 가리켰다.
코버넌트가 지구로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