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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59523962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5-06-25
책 소개
목차
2010년 개정판에 부치는 감사의 말
서문
1부 기상 나팔
2부 훈련병
3부 시그마 옥타누스
4부 묠니르
5부 리치
6부 헤일로
부록
책속에서
구축함과 순양함 30여 척으로 구성된 코버넌트 함대가 행성계 근방에서 번뜩였다. 놈들의 함선은 하나같이 미끈하게 생겨 꼭 상어처럼 보였다. 함선 측면으로 플라즈마가 응집되어 밝은 빛이 나더니, 곧 제리코 VII 행성 위로 플라즈마가 비 오듯 쏟아졌다.
치프는 자리에서 한 발짝도 떼지 않고 한 시간 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행성의 호수, 강, 바다가 송두리째 증발해버렸다. 내일쯤이면 대기권마저도 끓어오르고 말 것이다. 이미 들판과 숲은 유리처럼 변해 작열하듯이 붉게 타올랐다.
한때는 낙원이었지만, 지금은 지옥으로 변했다.
"제리코 행성계에서 점프할 준비를 하도록."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던 치프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지난 10년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된 끝에, 광대한 조직망을 이루던 인류의 수많은 이주 행성은 잔악하고 무자비한 적의 공격에 무너져 약간의 거점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치프는 땅 위에서 적을 죽였다. 총으로 쏴 죽이고 칼로 찔러 죽이고 두 손으로 뼈를 으스러뜨려 죽였다. 땅 위에서라면 스파르탄 대원들은 언제나 승리했다.
문제는 제아무리 스파르탄이라도 우주에서는 싸우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지상에서 소소한 승리를 따낸다 해도, 이는 곧 우주에서의 대패로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인류의 이주지란 이주지, 정착지란 정착지는 하나도 남김없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리되면 더 이상 달아날 곳조차 없게 되리라.
방어막이 걷히면서 마스터 치프와 켈리는 함선에서 빠져나와 어둠 속으로 돌진했다.
코버넌트 함선이 흔들거렸다. 구멍 속에서 붉은 섬광이 번득였다. 불길이 치솟아 올랐지만, 함선 방어막에 부딪쳐 안쪽으로 되돌아갔다. 함선 측면을 따라 플라즈마가 퍼져나갔다. 방어막이 어른거리며 위쪽으로 은빛 물결이 일자, 폭발이 안으로 갇혀버렸다.
금속 선체가 빛을 내며 녹아들었다. 펄스 레이저 포탑이 선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거품이 일듯 선체가 부풀어 오르며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마침내 방어막이 사라짐과 동시에, 함선은 폭발했다.
켈리는 존을 꼭 붙들었다.
엄청난 양의 녹아내린 파편이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다. 파편이 차츰 식으면서 흰색에서 주황색, 다시 붉은색으로 변하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샘의 희생으로, 코버넌트가 무적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놈들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비쌌다.
멘데즈 상등상사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존은 비로소 깨달았다. 가치 있는 죽음과 헛된 죽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인류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었다. 이제 존은 전쟁터로 뛰어들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