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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9526130
· 쪽수 : 480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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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카셀은 가정에 가정을 더한 생각을 이어가다가 쉐이든을 힐끗 올려다보았다. 창을 짚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하얀 늑대들을 상징하는 모든 단어를 함축시켜놓은 것처럼 멋있었다.
'누가 봐도 두 명의 하얀 늑대들이 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카셀은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그만 내려가고 싶었다.
"이게 우리의 전투라면 좋겠군. 귀족들의 알력 싸움이 아니라 이 도시 사람들의 목숨을 내건 치열한 전투라면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나가서 닥치는 대로 싸우면 되잖아."
게랄드가 말했다.
"멧돼지처럼 돌진이라도 하려고?"
쉐이든이 농담처럼 물었다.
"성문을 열어 버리는 거야. 그리고 문 앞에 내가 서 있는 거지.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 수 있어!"
"그런 무모한 짓은 뭐 하러 해?"
"그런 게 영웅이니까."
"죽으면 영웅이 무슨 소용인가?"
"누가 죽는대?"
"그런 짓 하면 보통 죽지."
"난 안 죽으니까 괜찮아."
"죽을 거다."
"안 죽는다니까!"
"죽어."
둘은 엄청난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었다. 호기 넘치는 철없는 소년들의 대화가 아니었다. 진짜로 그럴 수 있는 실력을 바탕으로 하는 얘기였으니까.
"당신이 아무리 죽음을 되살리는 마법을 쓴다 해도, 영원히 되살아나는 시체들을 조종한다 해도……."
두려움 없는 카셀의 눈빛과 검은 연기를 흘리는 뤼미에르의 눈빛이 서로 부딪쳤다. 카셀은 뿌득 하고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입을 다물었다가 떼며 말했다.
"……하얀 늑대들의 이빨을 보고 살아남을 수 있는 건 하얀 늑대뿐이다, 뤼미에르."
검은 기사는 카셀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아직도 허세에 거짓말뿐이구나, 카셀 노이. 루우룬의 농부에 불과한 네 놈이 무슨 하얀 늑대의 이빨이냐? 네 모든 게 가짜다!"
"한땐 농부였고, 한땐 가짜였지만 더는 아니다. 한땐 거짓말로 날 가렸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도 없다."
카셀의 목소리는 검은 기사의 음산한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나는 하얀 늑대들의 캡틴, 카셀 울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