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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9666621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4-10-28
책 소개
목차
1 외로운 섬 뒤흔들어 폭풍우가 싸우는 듯
가을 버들 신위 / 누이를 보내고 신광수 / 담백 허필
봄 들녘 이병연 / 산 늙은이 작자 미상 / 친구의 죽음 원중거
관악산 꽃무더기 신경준 / 황혼 이광덕 / 부채 최창대
호젓한 집 송익필 / 빚을 탕감해 주었으면 정초부
아이들에게 홍인모 / 살 곳 정하고 서영수각
빗속의 고래 싸움 정홍명 / 싸우는 개 조지겸
산을 내려오다 이이 / 별을 노래하다 이좌훈
한가한 내게 축하한다 충지 / 논두렁 위에서 이덕무
물 구경 심육 / 소리 내어 읊다 신흠 / 송붕 권필
여름 밤 유득공 / 시험에 떨어지고 장유 / 생각이 있어 황오
2 하루 종일 저편 숲에서는
마을이 보이네 정온 / 시인의 수레 김정희
성거산 원통암 창가에서 남효온 / 섣달그믐의 술자리 조귀명
야설 이양연 / 가을 농가 이응희 / 비꼴 일이 있다 김도수
소망 이봉환 / 조금 걸어본다 홍세태 / 어린 아들 정약용
매천 선생 묘소에서 이건방 / 김장 권근 / 밤 이산해
정말 괴롭다 유진한 / 이 몸이 배가 되어 이항복
금당도에서 점심을 먹다 강진 / 새벽 들녘 김창협
붉은 나무 이장용 / 우물물 김윤안 / 네 가지 기쁜 일 윤기
한 해가 간다 이익 / 아들 손자와 함께 이규상 / 산길 강백
봄날 청성산에서 김성일
3 오지 않을 그대인 줄 잘도 알지만 그래도 문은 차마 닫지 못하네
종이연 박제가 / 봄바람 복아 / 하나같이 우습다 유금
혼자 깨어 있다 이정주 / 그림자 홍한주 / 해당화 박흥종
아내에게 이복현 / 바다에서 김창흡 / 우연히 읊다 조식
송어 안축 / 마음을 적다 김이만 / 느낌이 있어서 김니
소양정에서 박태보 / 발을 씻고서 이원휴
벙거짓골에 소고기를 굽다 신광하
사직동 북쪽으로 이사하고 장혼 / 선비라면 윤휴
가야산을 바라보고 정구 / 시절 한탄 서기 / 괴석 최립
집에 돌아오다 노긍 / 서울은 복어국 먹는 계절 권상신
청간정에서 낮잠을 자다 허균 / 섣달그믐날 이만용
산중의 눈 오는 밤 이제현
4 오늘은 그대가 나를 잊었으니 내일이면 내가 나를 잊을 차례
잊혀지는 것 이규보 / 노정을 헤아려보니 심노숭
흥이 나서 백광훈 / 산사에 묵다 신광한 / 봄날에 목만중
딸을 잃고 심익운 / 난초 이희사 / 양손 이용휴
새봄을 맞아 박세당 / 운봉사에 올라 최치원
눈과 달 김숭겸 / 지팡이 짚고서 이숭인
천연의 살림살이 정학연 / 봄날에 이첨
서당 친구들과 짓다 황현 / 매화 조희룡
길을 가다가 권용정 / 푸른 소나무 울타리 채제공
우연히 읊다 윤선도 / 한양에 와보니 황염조
공부를 해보니 안정복 / 산골 집에 묵다 작자 미상
잠 못 이루고 홍길주 / 산꼭대기 신후담 / 가을을 타노라고 김윤식
저자소개
책속에서
잎을 떨궈내 야윈 가지에게는 부러진 갈대와 말라버린 연잎이 어울리는 친구라, 동병상련에 서로 추운 몸을 비빈다. 초목들 모두 입었던 옷을 벗은 저녁, 짙은 녹음 속에서 햇볕을 즐겼던 원앙이도 추위에 몸을 떨고 있다. 시를 읽으려니 낙엽이 져버린 야윈 버드나무인 양, 잠 못 드는 원앙이인 양 몸과 마음이 오싹해지고 따뜻한 온기를 그립게 한다.
술을 마시면 걱정을 던다고 말들 하지만 괜한 소리다. 음악을 들으면 조금 풀릴 듯도 하나 그마저도 소용없다. 높은 산에 오르고 광야에서 바람을 맞으면 조금 나을까? 아예 모든 걸 포기하고 마음에 맞는 사람과 배를 타고 먼바다로 떠난다면 풀어질까? 살다 보면 불쑥불쑥 일어나는 울분과 허무함,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두운 밤 낙엽 지는 소리가 시인의 마음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더니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가을이 오고 단풍이 드는 것은 충격이다. 이제 숲 전체가 붉게 타고 나면 나도 시들어가리라. 불쑥 찾아온 시름에 쓸쓸해 못 견디겠는데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석양빛은 거침없고 도도하게 세상을 비춘다. 뜨락에서 붉게 물드는 단풍을 보면 저무는 인생도 찬란하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