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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8895966698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5-06-15
책 소개
목차
성해응론 ― 이 땅의 소외된 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기록
제1부 떠난 이들에 대한 기억
담박하고 깊은 우정(李時和哀辭)
내 딸 증만(殤女墓誌)
아내의 방(祭亡室文)
덕에 비해 지위가 낮았던 나덕야(羅君攸哀辭)
이덕무 삼대(三代)에게 곡하다(李奉杲哀辭)
실학에 힘쓴 유득공(柳惠甫哀辭)
술 마시다 죽은 이이호(哀李彛好文)
제2부 일상의 아름다움
돌처럼 단단한 우정(送金時明序)
선과 복은 마주치지 않는가(書贈菱濠羅景先)
돌아가신 선배들을 그리며(題海陽詩後)
대나무 없는 곳에 대나무 집이라 이름 한 아우에게
(竹谷精舍記)
내가 연꽃을 사랑하는 이유(竹谷賞荷記)
명산을 유람하는 이유(名山記序)
물고기를 기르며(養魚小記)
병상에서 쓴 편지(寄沈橋金元博尹聖兪書)
포천 지역의 공부 모임(詩社記)
아우의 회갑을 축하하며(仲弟鵬之六十一歲序)
제3부 박학과 실용
고구마를 어떻게 보급시킬 것인가(藷說)
정원에 심을 화훼 목록(花譜小序)
송이버섯의 이로움(松芝說)
좋은 벼루의 계보(硯譜)
전국 샘물을 품평한다(東國泉品序)
퉁소 부는 이한진(題丹室閔公玉簫詩後)
조선의 명필 한석봉(題韓石峯筆帖後)
최고의 생선 명태(北海魚族記)
읍루의 담비 갖옷(挹婁貂記)
귀고리의 유래(兩耳懸珥環)
제4부 학문과 경세의 깨우침
스승을 부르지 말고 찾아가서 배워라(師說)
훌륭한 문장이란(秋潭集序)
시와 그림의 신묘한 경지(東詩畵譜序)
과거 문장의 병폐(題科體詩後)
서북 지역의 인재를 등용하라(奬人材)
중국의 정세를 잘 파악하라(送從子祐曾入燕序)
제5부 기인과 열녀
마음으로 듣는 아름다운 소리(復書竹下哀李琴師文後)
이 시대의 기남자 백동수(書白永叔事)
신선 이정해(書李神仙事)
김은애가 추문에 대처하는 방법(金銀愛傳)
계모에게 맞아 죽은 장 처녀(書淸安張處女獄事)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강상 효녀(江上孝女傳)
영천 박 열부와 충복 만석(書榮川朴烈婦事)
원문
책속에서
나는 젊을 때 사교성이 없어 감히 남들과 벗을 맺지 못했다. 남들도 나하고 벗하려는 이가 드물었다. 벗이 어찌 대충 사귈 일이랴? 무릇 벗이란 굳이 손을 꼭 잡고 호감을 토로하고 마치 아교풀이 달라붙듯 그에게 반해서 마음까지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담박하면서 거슬림이 없고, 겸허하면서 서로 잘 맞으며, 잘한 일이 있으면 기뻐하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지적해준다. 가깝다고 해서 너무 바짝 들러붙지 않고, 멀다고 해서 소원하게 대하지 않아야 좋은 벗이다.
작년 겨울 내 병이 매우 심했을 때 부인은 병든 몸을 억지로 일으켜 직접 약을 달였는데, 추위에도 불구하고 멈추지를 않았소. 올여름 내가 또 병나자, 부인은 자신의 병이 한층 깊어졌는데도 오히려 밥상을 살폈지요. 이제 좀 병세가 나아져 당신의 방에 들어갔으나 부인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구려. 옛 자취에 눈길이 닿으매 평생의 일이 두루 생각나 더욱 슬프고 목이 메는구나! 이제 말을 다 했지만 슬픔은 끝이 없네그려. 혼령께서는 이 마음을 살펴주소서.
옛사람들이 험하거나 먼 곳을 피하지 않고 구한 것은 반드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인데 번번이 이를 따르지 않는 민간의 풍속이 걱정스럽다. 진실로 풍속에 맞지 않으면 헛수고일 뿐이다. 하지만 어찌 뜻을 같이하는 한두 사람이 이에 힘입어 스스로 구제하는 일이 없을 줄 알겠는가? 또 어찌 뜻을 같이하는 한두 사람이 이웃 마을의 여럿에게 가르침을 전파하여 그 이로움을 널리 퍼뜨리는 일이 없을 줄 알겠는가? 또 어찌 후대 사람들이 그 이로움을 알아 천하에 더욱 널리 퍼뜨리는 일이 없을 줄 알겠는가? 사람을 구제하는 방법은 실로 스스로 한계를 그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내가 미미한 초목에도 정성을 다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