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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596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바다와 염소 13
줄넘기 14
종이꽃 16
칼과 사과와 18
모란앵무새 이야기 20
사람처럼 무수한 약속을 손에 들고 22
버드나무와 만년필 24
눈이 열흘 동안 내리다 멈춘 날에는 26
보물섬 28
제로의 슬픔 30
자정의 오렌지나무 32
검은 모래 도서관 34
망고를 바라보는 밤 36
안목眼目 38
장미꽃 연출가 40
제2부
못과 망치 47
파이와 환청의 세계 48
나쁜 꿈 50
크리스마스 기차의 밤 52
Cafe 4-2 54
나비들의 사막 56
아스피린 58
지나가는 초콜릿 60
굿모닝 커피 62
몽상가의 식탁 64
이상한 나라의 일시적인 젓가락 66
창문에 대한 답변 68
머나먼 아이스크림 70
고백에게 72
화요일이 있는 골목 74
오늘 비의 형식 76
삼류 극장 78
제3부
염소자리에 대한 변명 83
양 떼들에 대한 편견 85
목걸이의 발달 이후 87
네 시에서 멈추다 89
시소의 고도高度 91
진달래의 본적 92
작약의 속도 94
종합 영양제를 삼키는 법 96
자정의 유리창에 대한 묘사 97
우크렐라를 연주하는 방법 99
사람의 바다 101
목련과 신발과 바다 103
욕망 그래프 105
유리병 속에서 107
제4부 109
불가능한 가능성 111
고음 113
아름다운 창문 114
허공 중독 115
연 117
1분 21초 119
줄 120
음악 시간 122
식탁의 식사 시간 124
계단 연습 126
물병의 말 127
그 무대 이야기 128
12월 130
목소리가 없는 132
붉은색 134
생활 140
해설: 박성준 ― 안녕, 누구나 오늘은 독특한 기분 142
저자소개
책속에서
허공 중독
손에서 나비가 날아간다
허공은
한 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두통을 앓았을 것
여기가 아닌 곳을 찾아
다른 곳을 찾아
두통의 오른 쪽으로 노을을 찢으면 한 주먹의 아스피린이 쏟아진다
늘 뜨거운 물그릇처럼 깨지는 서쪽 하늘
노을이 노을을 반복하듯 아스피린을 먹는다
할머니는 물그릇이 놓이는 곳마다 신이 있다고 믿었지
별을 뒤적이다가 유리는 깨졌고
눈에서 유리 조각을 빼낸다
지금 여기를 참을 수 없을 때
밤을 가위로 자를 때
할머니의 허공이 생긴다 바람이 생긴다
밤은 무엇으로 어둠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일까
불꽃처럼 눈으로 나비가 쏟아진다
지금보다 오래 전의 시간이 머물러 있는 강물 속으로
나비의 다음 나비 속으로
제로의 슬픔
내 안은 서른아홉 가지 감정들로 가득해
당장이라도 허물어질 듯 달콤해질 때 여러 가지 비밀들로
뒤 섞이는 기분
부드러운 목소리를 나누는 일은 예의바른 일이지
우리는 하나가 되어 화폭을 채운다 다시 태어나는 꽃과 날개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처럼 이미 충분하다
한 꽃술 아래 오래 앉아 악수를 청하면 금세 지루해하며 색이 다른
꽃으로 날아가는 나비들
팔레트와 12월을 펼치자 지금 막 버리고 온 신발이 불순물처럼 녹아 있다
순서를 잃고 배회하는 표정으로
원색들은 보이지도 않게 된 한밤중
얼굴을 씻어도 자주 다른 색으로 호명되었다
엄마가 불러왔던 색깔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끝이 보이지 않는 내부
그곳에 처음 보는 내가 들어 있다
당신들의 아침과 서른아홉 가지 감정과 저녁 불빛과 나와
무지개를 더하면 제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