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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4682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19-12-2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국숫집 13
부론 14
흔들리는 균형 16
동인지 18
여행을 밀어 넣다 20
실금 22
우설牛舌 24
집밥, 26
그도 저녁이면 28
도돌이표 30
고목 부처 32
황태 날다 34
물의 상처 36
부론강 38
제2부
꽃 떨어진다 43
배추밭 44
봄을 전지하다 46
논둑의 지형도 48
탈수 50
늦가을 답변서 52
문 54
잠의 맛 56
흑백 57
눈물 한 끼 58
화전火田 60
비 끝 62
부추꽃 64
흔들리는 일 66
제3부
고양이 조각 71
양팔 저울 72
엉겅퀴 74
중심 76
돗자리마다 봄 78
침낭 80
잠꼬대 82
거슬러 오르다 84
고양이 자리 86
실수를 고치다 88
귀를 이식하다 90
에코존 92
거울이 하는 일 94
전생과 놀다 96
제4부
신위 101
보라색 투병 102
발뺌 104
폐광의 메모 106
연장론 108
미로 찾기 110
무심함에 대하여 112
역참 114
러닝셔츠는 달린다 116
걱정은 오지랖이 넓다 117
술 취한 목소리가 없는 집 118
도시의 귀 120
아문 곳들 122
흔들리는 손잡이 124
해설
박성현 ‘무심함’의 시선, 혹은 일상에 대한 명징한 직관들 125
저자소개
책속에서
흔들리는 균형
물지게를 기억하시는지
아무리 가득 담아도 출렁출렁 흘리던 걸음
균형 하나가 제대로 잡히기까지
온전한 물통 속의 물은 손실이 크다
그래서 더욱 가득 담아졌던 물
미리 흘릴 균형까지 고려하고 담았었다
담긴 양이 제각각 달라도
물통에 남아있던 물은 늘 같은 양이었던가
균형은 어깨와 발걸음의
출렁거림이 아니라
물통의 그 수위에 있었다는 것
그러니까, 그때
나의 균형은 다 흘러넘쳤다
빈 것들의 속내일수록 휘청거리기 쉽다
더 이상 흘려버릴 균형추가 없는
나이가 될수록 균형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
가령, 팔이 자꾸 안으로 굽는 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다툼 사이에서
균형은 또 그때처럼 흘러넘친다
봄, 바람이 출렁거리며 넘친 벚나무는 이미 바닥이 났고
평행을 유지하던 몸,
출렁거리던 옛 기억들도 감흥이 없다
그때, 오래도록 물이 다 새어나간
어깨가 살처럼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