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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하나를 샀다

날씨 하나를 샀다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이서화 (지은이)
여우난골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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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하나를 샀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날씨 하나를 샀다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643019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1-11-22

책 소개

시인수첩 시인선 53권. 저자는 현실과 존재의 이면을 읽어내려 화려한 기교나 요란한 관념의 수사보다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시에 담았다. 시 본래의 진정성과 정체성을 세우고 독자들에게 공감된 마음을 전하려 하였다.

목차

1부

날씨 수리공·13
비로소·14
바람의 집·16
실뜨기·18
책·20
인장·22
서 있는 것은 무겁지 않다·24
흔들리는 채광·26
투명에 대하여·28
먼지의 힘·30
회전초·32
구륵법·34
땅콩의 방·36
청춘·38

2부

가을의 내재율·43
크레이터·44
동태의 귀환·46
줄다리기·48
궁지라는 곳·50
책들은 말더듬이·52
호루라기·54
이마는 봄처럼 따뜻하고·56
속셈·58
부슬부슬·60
쉬는 바퀴·62
생몰을 읽다·64
줄 서는 일·66
귀로 듣는 새·68

3부

수소문·73
걷는 사람·74
벌레집 허물기·76
오줌 누는 달·78
사람이 숨은 사람·80
점멸의 시간·82
리뷰·84
모서리 증후군·86
건배·88
무너지고 싶은 탑 - 피사의 사탑
·90
예레바탄 사라이·92
나자르 본주·94
로즈 밸리·96

4부

춤추는 바위·101
탈수·102
그림자의 집·104
왼호미·106
얼지 않는 밥·108
수성사인펜·110
가을의 지지율·112
석이버섯·114
칡 이야기·116
버스 갤러리·118
재활용의 봄·120
폐가 조립법·122
망태버섯·124

해설 | 정재훈(문학평론가)
“먼지와 시, 그리고 날씨에 관한 구매후기”

저자소개

이서화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2008년 [시로 여는 세상]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굴절을 읽다] [낮달이 허락도 없이] [날씨 하나를 샀다] [누가 시켜서 피는 꽃]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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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 있는 것은 무겁지 않다
이서화

모든 것들은
서 있는 무게와 누워 있는 무게가 다르다
서 있는 무게들의 흔들리는 힘은
누우면 감당의 힘이 된다

서 있는 철근은 건물을 지탱하는 힘
자잘한 흔들림을 견디는 힘

그렇다면 세상의 집은
그 철근의 힘에 기대고 있는지
혹은 감당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지구에 서 있는 나무들의 무게를 잴 수 없지만 벌목된 나무들을 실어 나르는 트럭의 마력을 재면 세상의 이동하는 무게들을 잴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걸어 다니면서
자신의 무게를 소진하고 간다
그런 한 사람이 죽고 몇 명의 장정들이 들어야 하는
저 무게는 사람이 사람을 버린 무게
그 어떤 미련도 없는 무게다

흔들림이란
저 남자의 중심이다

서 있을 때 가족을 끌고 가지만
누우면 가족의 처지에 끌려가는 무게
흔들면, 흔들리는 가벼운 무게들이란
모두 서 있는 것들이다


바람의 집
이서화

사북*이라는 말, 접힌 것들이 조용히 쉬고 있는 곳

접린의 힘을 가진 나비는 날갯짓 횟수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 몸을 열어보면 다 풀어진 사북이 들어 있을 것이다

맨 처음 가위는 풀들이 겹치는 모양에서 본을 따왔을 것이고
가윗날 지나간 옷감은 그래서 펄럭일 줄 안다

쉬이 맞물리지 않는 나무들에서 헐렁한 가위소리가 난다
접점의 날이 만나면서 툭툭 떨어지는 호두나무 몫의 바람은 날카롭다
부챗살이 접혔다 펴질 때마다 더위는 종이로 찢어지고 바람은 모두 사북으로 몰려가 있어 떨어지지 않는다

가을, 들판의 풀은 허리가 겹치면서 늙어간다
계절에도 키가 있다면 여름에 모두 자랄 것이고 바람을 거둬들이는 즈음을 사북이라 부르면 될 것이다

눈 밟는 소리에 몰려가 있는 사북사북
걸어간 발자국은 양날의 흔적이다 흰 전지(全紙) 한 장을 가르며 지나가는 가윗날의 흔적이다
걸음의 문양에 한동안
매운바람 소리가 들어 쉴 것이고
여러 해가 지나서
따뜻해지면 그 발자국을 신고 떠날 것이다

*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의 아랫머리나 가위다리의 교차된 곳에 박아 돌쩌귀처럼 쓰이는 물건을 이르는 말


구륵법
이서화

강물로 테두리가 그어진 마을이 있다
그 옛날 배고픈 화공이 섣불리 그은 선線이라
한여름 장마철에는 가끔 넘치기도 하는 강
딱 삼 년만 빌려 쓰자고 온 마을이었는데
강은 제멋대로 자라고 우물들이 불시에 솟아나는 바람에
사람들 모여 사는 마을이 되었다
산들은 크기에 따라 서서히 마을에서 쫓겨났다
큰 산은 가끔 구름을 저장하는 곳으로
작은 야산엔 죽은 사람들을 묻었다

최초의 이 마을은 구륵법으로 생겨났다
처음에 하나의 작은 움막이었을 것이고
이 안에 들어가서 가족이 되었다
화전 밭에 불을 놓고 검은 선 안에는 감자를 채웠다
마을에 몇 채의 집이 생기면서
대들보를 이어 긋고 오랫동안 사람들로 채색되었다
담과 우물, 구륵법 안에서 내 얼굴은 익숙하다
담 안은 물로 채색이 되면서
수종식물이 생겨났다
뒤란의 자두도 씨앗 하나 구륵법으로 숨기며 익어갔다
경사진 밭이 수평으로 이어지고
테두리 긋던 선을 땅에 묻고
채색된 논과 밭은 진화되어 다시 신생의 울음으로 태어났다

그림이 오래되면 선만 남고 희미해지듯
최초의 마을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다
여전히 강물은 짙은 선으로 휘감아 돌고
그 옛날 사람들이 들 때보다
마을은 그림보다 더 희미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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