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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을 읽다

굴절을 읽다

이서화 (지은이)
시로여는세상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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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절을 읽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굴절을 읽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541489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6-11-25

책 소개

시로여는세상 기획시선 11권. 이서화 시인의 첫 시집. 2008년 「시로여는세상」으로 등단 후 꾸준한 활동을 해온 이서화 시인이 등단 8년 만에 낸 시집에는, 생활의 파편들을 분해하고 재조립해 그것을 정제된 언어 위에 올려놓은 듯한 61편의 시가 담겨 있다.

목차

1부
둥근 방 | 종자 장(醬) | 웃음 스티커 | 울음의 효능 | 악기점 | 경마장 | 오후만 있는 일요일 | 굴절을 읽다 | 층과 층 사이 | 물의 나이테 | 소나기를 만나다 | 조율 | 뒤꿈치에 들린 이름 | 통조림과 놀기 | 틈

2부
1번 국도 | 바람 자루 | 탑 | 연초 | 군락 | 반곡역 | 골목은 생중계 | 스위치 백 | 백 년 동안의 근심 | 겨울 선자령 | 낮에 달밤을 다녀왔다 | 귕소 | 휘청거리는 중심 | 108호실 | 붉은, | 굴절

3부
부석 | 바람 조문 | 반닫이 | 시반(屍班) | 하루 삯 | 아버지는 나귀 타고 | 안부 | 과적의 시간 | 마지막 이사 | 여우가 있는 길 | 숫돌 | 견인 | 부재의 이면 | 짧은 유물 | 적선

4부
꽃들의 놀란 얼굴 | 페이드아웃 | 닻 | 햇살 웃음 | 여름 강 | 붉은 얼굴 | 헛꿈 | 흰 추격전 | 손바닥의 밀도 | 기억을 편집하다 | 씨앗 벗기는 여자들 | 양날의 칼 | 목격 | 소문의 기간 | 얼굴들

해설
울음과 조율, 그리고 탑_이홍섭

저자소개

이서화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2008년 [시로 여는 세상]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굴절을 읽다] [낮달이 허락도 없이] [날씨 하나를 샀다] [누가 시켜서 피는 꽃]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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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굴절을 읽다

베란다 유리창에 어둠이 내리면
거기, 유리의 거실에
말 없는 가족이 평면으로 다정해 보인다.
어쩌다 눈 마주친 여자가 나를 본다.
어둑해지면 나타나서
저녁이 만든 평수에 살다 가는 굴절의 가족이 있다.
어쩌면 그들은 기슭의 부족이 아닐까.
문을 열면 캄캄한 공중으로 흩어지는 불안한 세상의
불안한 후예들은 아닐지.

어쩌다 저들은 얇은 강화유리에 세 들어 살고 있을까.
창문 밖에서만 웃고 떠들고 있는
닫혀 있는 가족.

화분들이 자라고 드라마가 방영되고 쾅하고 문이 닫히고 커튼 뒤에 숨어서
미닫이문을?열면,
한쪽 문으로 옮겨가는 굴절의 저녁
너무도 익숙한 풍경들이
몇 평 창문 불빛에 매달려 산다.

강화유리 두 장 너머
불안한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모든 공중엔 흔들리는 겹겹이 있고 모든 불빛엔
꺼지고야 마는 밝기가 있다.
밝은 시간엔 사라졌다 어둑한 저녁에 둘러앉는
딸깍, 불 끄는 가족들.

/반닫이

생전의 할머니 옷고름 같은
붕어 한 마리 반닫이에 걸려 있다.
청상靑孀에 들어 한 번도 풀리지 않은 옷고름
열쇠를 잃어버린 때부터
숨 딱 끊고 부레는 녹이 슬어 있다
잠은 꿈속에 간혹 들러도
눈은 늘 옷고름에 두어 매듭진 밤이었다고
눈 뜨고 자는 붕어의 눈이 지키고 있는 반닫이
시집올 때 지고 온 예물이었다
저 속을 뒤지면 캄캄한 한숨이 겹겹이 있을 것 같다

불룩하게 흰 실을 감고 있는 나무 실패,
어둑한 불빛을 깁던 바늘은
반쯤 꽂힌 채 녹슬어 있는 붕어의 뱃속

반닫이를 열고 할머니의 까만 밤을 들여다본다
옷고름 툭 풀어지듯 닭이 첫 홰를 칠 때
더는 경첩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된다
붕어의 고단한 소임도 잠든 지 오래다

반닫이를 옮기고 오랜 안착의 흔적은
나무의 옹이 같다
할머니, 가문의 족쇄같이 시큰거리는 무게를 받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지금쯤 흙 속에서
팔 한쪽은 부처가 되었을 것이다

웃음 스티커

다양한 표정에서
웃음 하나를 떼어 낸다
갇혀 있던 웃음의 자리가 드러난다
매끈한 표현,
세상에 웃음보다 쉽게 떨어지는 것도 없다
다이어리 겉장에 혹은 악수에
살짝 떼 내어 붙인 웃음 스티커들
문구점이나 선물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웃음들
그러나 그 떼어 낸 빈자리마다
다시 씁쓸한 표정이 있다는 것
너무 쉽게 떨어지는 웃음이 있다는 것

표현하기 어려운 낱말의 이모티콘
사용설명서 없이 떼고 붙이는 동안
생략된 말들이 언제 저렇게 끈적거리는
뒷면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어떻게 매끈한 감정에 붙어 있었던 것인지

봉지를 뜯는 순간
다 써야 하는 모둠 스티커들
하트 몇 개는 여전히 부칠 곳이 없다
순간의 감정을 뗀 빈 곳은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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