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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7072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04-2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어떤 소리도 내지 않으려는 고집에 귀 기울이며
편두통 13
감자에 싹이 나서 14
이해의 왕들 16
회의의 날들―「오감도 시 제4호」에 나타난 오기誤記 연구 18
우리의 부족한 질투는 누가 채워 주나―「오감도 시 제6호」에 나타난 오기誤記 연구 20
마트료시카―소멸하는 육체들 22
아쉬탕가를 하다―은둔자이며 고행자인 인물 24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잠자는 여자 26
오버엥가딘의 질스마리아에서의 서문 28
아침의 훈화와 부질없는 교훈들―이상 시 연구에 나타난 목차 연구 Ⅰ. 30
가짜 거북의 이야기―이상 시 연구에 나타난 목차 연구 Ⅱ. 32
제2부 우리의 욕망에는 아름다운 파국이 부족하다
공포증 37
검은 건강 도인술 38
창, 문, 의 검은, 커튼을 걷어, 내면, 서, 시 40
나의 리치 람부탄 나무 애인들 42
검은 치파오의 야시장의 훤한 경극 속에서 45
에로 폭군 마오 주석 48
도제徒弟의 저녁 별 51
가정방문 교사 55
보상의 문제 57
의자를 둘러싼 독백 59
진정 코? 정녕 코! 61
제3부 차를 마시고 나서 차를 마시고 나서 한없이 차를 마시고 나서 이미 차를 마시고 나서 어느 때보다 더 차를 마시고 나서
계약 해지 67
암살자들의 시간 68
싱잉볼 안으로 70
싱잉볼 밖으로 72
피어슨 부인의 산책 74
알리오 올리오 76
다시 한번 버찌 검은 버찌 77
매미가 우네요 마른하늘 참 오랜만이죠 80
정말요…… 정말로…… 82
부산국제영화제에 갔다가 84
제4부 감각을 곤두세운 달밤의 무꽃 영령이 깃든 푸른 대기
지혜의 섭정 왕 왕의 후견인―기욤 아폴리네르에게 89
마트료시카―백조의 밤 91
병 속의 이야기 93
주천강 수력발전소 95
오래된 오늘 97
머리 장식 깃털 99
회복기의 침상에서 101
아버지 정수리에 남은 몇 올 머리카락처럼 102
속눈썹 연장술 104
저, 고독하고 어찌할 줄 모르는 105
해설
성현아 당신을 찢고 무언가 자랄 거예요 107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의 부족한 질투는 누가 채워 주나
―「오감도 시 제6호」에 나타난 오기誤記 연구
잔등을 둥그렇게 말고 틀린 글자를 찾는 손
숭숭 빠져 버린 머리카락
가늘고 부드러워진 머리카락
빈 정수리에 가 닿는 노란 햇살
심오함이 없는
머리통의 울림이 없는
발성법과 호흡법이 없는
벌써 도통한
평범해질수록 주목받는
연기와 우리를 체념하게 하는 것이 우리를 살게 하는 것!
여배우라는 삶이 주어졌을 때부터 주인공으로 살아야만 했던
그녀의 찢어지는 외침이
마음에 든다, 그 시인에 대해 연구한 연구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를 하며
결코 불편한 시어들
‘상첨喪尖’과 ‘상실喪失’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
소중한 세로쓰기와 다정한 가로쓰기에 대한
그들의 과오가 어떻게 같을 수 있단 말인가
끝없이 떠도는 그의 옛집 상상력이 풍부한 해석과 불행하게도 이러한
sCANDAL은 그녀의 현실 우리의 부족한 질투
시인의 영정 사진 같은 사진
위로 눈송이 내린다 차갑고 선명한 커다란 눈에 반쯤 고인
눈물이 클로즈업되며 나의 눈은 시선을 옮겨
주방 천장에 매달려
먼지를 먹고 산다는 깃털 뭉치 같은
수염틸란드시아
앵무의 작은 눈으로
먼지가 되어 버린 먼지를 먹고 산다는 그것.
남궁선의 시가 일상을 그린 후 그 일상으로 되돌아가 그것을 찢어 내는 힘은 꾸준한 반복에서 온다. 우리의 범속한 삶이 저항의 반복임을 포착하기 위해 머리카락, 즉 우리를 뚫고 우리에게서 돋아난 싹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머리카락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머리카락은 한 올이 끊어지기 전에 원래 길이의 반 이상 늘어날 수 있고, 표면의 비늘로 인해 마찰에 대한 우수한 저항력을 지닌다(마리-크리스틴 오주·사빈 멜쉬오르-보네, 한용택 옮김, 『머리카락』, 시공사, 2005, 78~79쪽). 저항은 살아 냄 속에서 무수한 반복으로만 수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남궁선의 시는 사소해 보인다. 그 모든 투쟁의 공간은 소소한 삶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삶에 엉긴 폭력과 싸워 내려면, 더 가까이 삶에 들러붙을 수밖에 없다. 남궁선의 시는 정수리에 솟은 몇 올의 머리카락을 끈질기게 살피고 있다. 그 “힘없고 보드라운”(「아버지 정수리에 남은 몇 올 머리카락처럼」) 존재에게서 생활을 뚫어 내는 끈질긴 저항을 발견한다. 남궁선의 시는 삶을 찢고서 나와 우리에게로 뻗어 온다. 갈라진 우리에게서도 무언가 자랄 것이다.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