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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사/경제전망 > 세계 경제사/경제전망
· ISBN : 9788960518117
· 쪽수 : 100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_ 홍춘욱
우리는 어떻게 이 책을 썼나
서문
주요 등장인물
프롤로그: 로스 존슨, RJR 나비스코의 LBO를 선언하다
1장 회사보다 거래가 더 좋은 새로운 인종의 출현
2장 오레오 쿠키 회사와 카멜 담배 회사의 기묘한 합병
3장 인수 합병의 황제 헨리 크래비스의 등장
4장 주가 폭락이 RJR 나비스코 수장을 괴롭히다
5장 사모펀드 KKR의 성장과 LBO 전성시대
6장 모두가 돈방석에 올라앉는 그날을 꿈꾸며
7장 RJR 나비스코가 일으킨 거대한 소용돌이
8장 크래비스, 시어슨의 독주에 제동을 걸다
9장 포스트먼, LBO 전쟁에 참전하다
10장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KKR와 시어슨의 동상이몽
11장 진영 내부 암투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12장 끝내 결렬된 200억 달러짜리 평화 협정
13장 이사회가 전면에 나서고 언론은 집중포화를 퍼붓다
14장 임박한 마감 시한과 절정으로 치닫는 혼란과 긴박감
15장 퍼스트 보스턴의 입찰 참여로 전황은 요동치고
16장 크래비스의 연막전술과 퍼스트 보스턴의 악전고투
17장 승패는 갈렸지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8장 112달러 대 109달러, 끝장 승부의 최종 결과는?
에필로그: LBO의 쇠퇴와 함께 한 시대가 저물고
후기: 20년 후 야만인들과 그들이 만든 세상
리뷰
책속에서
“주주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LBO를 동원하는 것입니다.”
회의장에는 찬물을 끼얹은 듯 침묵이 흘렀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LBO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LBO를 진행할 경우, 한 기업의 소규모 이사진은 보통 월스트리트에 있는 투자사들과 손을 잡고 대규모 차입금을 동원해 일반 주주들로부터 그 기업을 사들인다. LBO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런 행위가 주주들로부터 기업을 훔치는 것이며 또한 이 기업은 LBO 과정에서 떠안는 부채 때문에 경쟁력을 잃는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이런 행위가 대량으로 일어날 경우 미국 기업의 해외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며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기업은 점차 말라 가고 만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주장이었다. LBO를 거치고 나면 연구 개발비 등에 대한 예산은 삭감되고, 부채를 털어 내는 과정에 모든 것이 희생된다는 사실을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LBO를 성사시킨 이사진은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만일 LBO를 통해 기업이 희생할 경우, 이들이 얻는 이득은 그 기업의 희생을 대가로 한 돈이기 때문에 추악한 돈이 될 수도 있었다. 계속해서 존슨이 말했다.
“문 앞에 서성이고 있는 존재는 늑대가 아닙니다.”
1장 회사보다 거래가 더 좋은 새로운 인종의 출현
1988년 가을까지 로스 존슨의 삶은 줄곧 모험의 연속이었다. 그는 회사 안에서 권력을 쥐려 했을 뿐만 아니라 낡은 기업 질서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 낡은 질서 아래에서 대형 기업은 느리고 꾸준하게 움직이는 존재였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은 이른바 ‘컴퍼니맨’들이 좌우했다.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한 회사에 바치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간 중간 간부들과 기업의 집사 역할을 하는 고위 간부들이 바로 이 ‘컴퍼니맨’이었다. 이들이 회사를 보존하고 또 회사의 가치와 능력을 신중하게 끌어올렸다.
존슨은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비컴퍼니맨’이 되고자 했다. 그는 전통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고 필요 없이 부담만 되는 조직들을 폐기했으며 경영 방침을 미친 듯이 뒤흔들었다. 그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원숙해지는 ‘비컴퍼니맨’이라는 새로운 인종, 즉 거래와 결과를 좇아 움직이는 유목민의 한 사람이었다. 이 새로운 인종은 자기들이 부여받은 임무는 회사에 투자한 사람에게 복무하는 것이지 회사의 전통이 아니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또한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도 적지 않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비컴퍼니맨’ 가운데 존슨의 개성이 가장 돋보였다. 그는 언제나 가장 규모가 큰 거래를 했으며, 언제나 가장 큰 목소리로 때로 건방진 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었으며, 또 언제나 가장 큰 즐거움을 좇았다. 그는 나중에 이른바 ‘호황의 80년대’를 상징하는 인물이 된다. 그리고 세기의 인수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1980년대를 호황의 꼭대기까지 밀어 올린다. 하지만 그의 이런 시도는 미국에서 가장 크고 또 가장 장엄한 한 기업을 바람 앞에 흩뿌리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어떤 조직을 만드는 순간, 이미 그 조직은 썩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