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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0902800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발문ㅣ김탁환
동물권 수호자 -레스 스토커
어떤 야생동물도 외롭지 않도록
위엄 있는 침묵 -발레리 스토리
40여 년을 고수한 A6 살인의 진실
고독한 선택 -피터 오언
영국 독립출판의 지조
형제는 용감했다 -대니얼 베리건·필립 베리건
베트남전쟁을 반대한 형제 신부
끼어 있는 주체 -미셸 클리프
인종·성·민족 차별의 교차로에서
언브로큰 -루이스 잠페리니
2000마일의 표류와 전쟁 포로 끝에 집으로
관타나모의 인권운동가 -마이클 래트너
미국의 야만을 고발하다
늦지 않은 페미니즘 -브누아트 그루
누구보다 열정적인 쉰두 살의 페미니스트 선언
허리케인 카터 -루빈 카터
누명과 함께한 49년의 지옥, 28년의 천국
상식의 판사 -아이라 하커비
행복한 남의집살이를 위하여
루저들의 변호사 -마이런 벨덕
정의는 저절로 솟구치지 않는다
삶은 코미디 -프란체스카 힐튼
비운을 웃음으로 승화한 힐튼가의 비상속녀
천상의 음색 -지미 스콧
병이 만든 목소리로, 삶을 담아서
통념은 가라 -알바 여공작
주눅 들지 않는, 자신에게 충실한 삶
돌 보기를 금처럼 -게리 달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
협상 너머 무지개 -펠릭스 데니스
공허함을 조롱한 <맥심> 발행인
카투니스트 시인 -찰스 바소티
간결한 선과 여백으로 그린 진실
공감과 존중의 다이어트 -진 나이데치
‘몸무게 감시자들’을 설립한 전 비만녀
생물학자에서 성과학자로 -마틴 콜
모두의 고루하지 않은 성을 위하여
현재뿐인 관계 -수잰 코킨
기억장애 환자를 사랑한 뇌과학자
작은 정당 큰 정치 -마르코 판넬라
나이아가라폭포처럼 격한 헌신
세속의 사제 -페르난도 카르데날
빈민 곁을 지킨 니카라과의 종교적 양심
봄의 운동가 -루드비크 바출리크
프라하의 겨울을 냉소한 지하출판인
커피처럼 진한 책 -앨런 콘블럼
미국 독립출판의 정신적 보루
추리소설의 첫 장 -P. D. 제임스
마흔 넘어 데뷔한 ‘추리의 여제’
닳지 않는 표지 -폴 베이컨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린 표지
데이터는 알고 있다 -데이비드 맬컴 라우프
굳은 지층을 깨고 나온 고생물학자
나노미터에서 우주까지 -해리 크로토
세상을 넓힌 탄소화합물의 발견자
장난처럼 즐겁게 -로버트 ‘밥’ 페인
생태계에 뛰어든 현장의 생태학자
도그타운의 제왕 -제이 애덤스
삶을 즐기고 간 100퍼센트 스케이트보더
상상력의 여백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를 이끈 게임광
땅과 말하는 자 -패트릭 화이트필드
자연에 의한, 자연을 위한, 자연과의 농업
진실이 중요하다 -한스 몸젠
의도주의보다는 사실을 추구한 역사학자
학문을 넘어서 -셸던 월린
기술보다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철학
의지의 조동사 -가이 캐러원
‘우리’와 ‘승리’의 포크송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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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영국인 레슬리 스토커는, 핑커가 인류의 선한 힘 맨 마지막 사례로 아슬아슬하게 꼽은 ‘동물권’을 부각하고 고양하는 데 생을 바쳤다. 수의사도 생물학자도 동물원 관계자도 아닌 그는 다치거나 갈증으로 탈진한 채 길 한편에서 신음하는 고슴도치나 새들을 제집 헛간에 안고 와 치료하고 보살핀 뒤 야생으로 되돌려 보내곤 했고, 다 나은 뒤 뒤도 안 돌아보고 숲으로 줄행랑치는 녀석들의 꽁무니에 그만 반해버렸다. 그는 “취미 삼아” 시작한 그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고, 마침내 “영국 영혼의 심장”이라 불리는 유럽 최초(어쩌면 인류 최초)의 야생동물 전문 치료·재활 시설 ‘성聖 티기윙클스’를 만들었다. 야생동물의 생명을 아낌으로써 평화의 선한 힘을 함께 키운 레스 스토커가 2016년 7월 16일 별세했다.
1961년 8월 22일 밤 9시, 발레리 스토리와 마이클 그렉슨은 영국 버킹엄셔 도니리치의 한 옥수수밭 근처에 차를 세우고 데이트를 하다 복면을 쓴 강도에게 납치당했다. 범인은 권총으로 그렉슨을 위협해 네 시간여 동안 런던 북부를 쏘다니게 했고, 다음 날 새벽 1시 30분 인적 없는 A6번 도로변에 차를 세우게 한 뒤 그렉슨을 살해하고 스토리를 강간했다. 차를 빼앗아 도주하기 직전 범인은 스토리에게도 총을, 실탄이 떨어지자 탄창까지 바꿔가며 일곱 발이나 난사했다. 가슴과 목 등 다섯 발을 맞은 스토리는 다음 날 새벽 기적적으로 살아 한 농부의 도움으로 병원에 후송됐다. 그는 척수를 다쳐 상반신 일부와 하반신이 마비됐다. 스토리는 미혼의 22세, 아내와 두 아이를 둔 그렉슨은 36세였다. (…) 경찰 조사에서 핸래티는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못했고, 재판 도중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물론 그에게는 뚜렷한 동기가 없었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그렉슨의 소형차(1956년형 모리스 마이너)를 노리지 않았을 테고, 강간을 의도했다면 그렇게 오래 그들과 함께 머물렀을 리 없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었다. 그에겐 강도 살인은 물론 폭력 관련 전과도 없었다. 경찰은 지문을 비롯한 그 어떤 법의학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피해자 속옷에 묻은 정액 검사─DNA 검사 기법이 나오기 전이었다─결과 O형 혈액형은 일치했지만 영국인 40퍼센트가 O형이었다. 핸래티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이듬해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마저 기각당했다. 유죄 판단의 결정적 근거는 휠체어에 앉은 스토리의 확신에 찬 증언이었다.
핸래티의 무죄 주장과 재수사·재심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