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908536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3-12-0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한국 영화광의 행운 가득한 여정
플라스틱과 종이로 덮인 벽, 내 꿈의 세계
미스터리는 어디에 있는가?
호러영화: 한국의 젊고 배고픈 영화감독의 놀잇감
투신자살하는 회사원
새벽의 근사한 공포
내가 SF를 좋아하는 이유, 그리고 한국 SF가 계속 실망스러운 이유
악귀를 피해 가려면 한국 장례식이 아일랜드 장례식보다 낫다
세 부인에게 보낸 편지
편지를 통해 발전하는 관계와 언어 실력
내가 선 자리가 고향이다
괴짜 감독 이상우와 나
마력馬力과 어린 시절의 냄새
아이언맨을 만났을 때
한 손엔 여러 가지 명함, 한 손엔 고양이 배변 상자
알쏭달쏭한 한국 고층아파트와 부동산의 세계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소리
영화 속 음주의 역사
공포의 낮과 환희의 밤으로 떠나는 연간 행사
빅 아이디어, 고립적 스토리텔링에 발목 잡히다
추자현의 얼굴이 들려주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
내 한국 영화 사랑에 다시 불을 붙여준 ‘안티 로맨스’
사고실험—한국 미디어의 세계 진출 이후
옮긴이의 말
추천의 말
사진들—봄을 기다리며
리뷰
책속에서
누군가 혹은 어떤 것에 대해 아무리 많이 안다 해도, 새로운 것을 계속 발견하려고 노력하면 신비함과 열정은 식지 않는다.
최고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이런 영화들은 아무리 뜯어보고 분해하고 이야기해도 새로운 해석, 새로운 이론, 새로운 느낌을 준다. 나는 대학교 졸업논문으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 대해 썼는데, 15년이 지난 지금 느끼기로는, 그 후로 다시 볼 때마다 떠오른 새로운 아이디어만 갖고도 완전히 새로운 논문을 쓸 수도 있다(다시 본 것만 스무 번 정도 될 것이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와 자유로운 생각 표현을 억압한 정부 덕분에, 한국의 영화감독들은 어떤 것에 대해 에둘러 말하는 방법을 오랜 시간에 걸쳐 터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중요한 영화들은 서브텍스트를 이어 붙여 작품으로 만든 경우가 많다.
한국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영화에 대한 내 ‘덕통사고’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에서 비롯되었다(당시 나는 일본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실수로 이 영화를 골랐다). 영화 속 잔인함에 충격이 심했지만 이미지들이 뇌리에 남았고, 몇 주 후 다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피를 못 잡았지만, 다시 보니 의도는 느껴졌다. 이렇게 마법처럼 한국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