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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적 새

분자적 새

박춘석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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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적 새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분자적 새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601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09-05

책 소개

박춘석 시인은 세계와 인간, 삶과 인생에 대해 철학적으로 탐구하면서 시적 사유를 통해 시적 공간을 구축하는 시인이다. 이번 시집 또한 예외가 아닌데, 세계의 구조라든가 그 운행의 원리, 그리고 그 속에서의 인간의 의식의 운동이라든가 인간의 행동 양태의 생성과 변화의 다양한 법칙 등에 대한 시적 사유가 깊이 있게 전개되고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분자적 새

행복합니다 10
나는 생각한다 11
분자적 새 14
분자적 새 1 16
계속 18
0 22
관찰자 23
순간 26
눈사람의 탄식 29
경계선 32
눈사람 34

제2부
보존법칙

목적 38
다른 의미 40
보존법칙 42
내부 43
그 순간 46
한 송이 48
화살 사람 50
무엇입니까? 52
식목일 54
지구본 56
부조리 57

제3부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행복해지고 있습니다 62
도덕 64
백조의 불안 68
백조 73
얼음공주 76
아바타화 78
별 80
고독 82
기린들 84
개인주의자 86

제4부
미래에서 오는 사람

시 90
미래에서 오는 사람 92
손오공의 돌 95
병 98
환상 서곡 100
여름 여행기 102
이성 104
독립 106
살아 있다 108
너 110
소크라테스의 대면 112

▨ 박춘석의 시세계 | 황치복 115

저자소개

박춘석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2년 <시안>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는 누구십니까?> <나는 광장으로 모였다>(2017년 문학나눔) <장미의 은하>(2022년 문학나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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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경계선

지하는 계단이 필요합니다 계단 없이는 바깥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하는 허공만큼이나 공허합니다 늘 떨어지는 중력을 가졌으니까요 지하는 자장가 소리가 어둠만큼이나 가득합니다 허공과 지하를 나누는 경계가 바깥 평면에 있다면 나무 한 그루를 담당하는 기관을 세 곳으로 나누어도 될까요 몇 년 전에 심었는데 나무는 언제 저 멀리까지 올라갔을까요 모든 경계를 넘어갈 듯합니다 지하가 가장 큰 힘을 주었다죠 저 나무를 보면 경계선이 사라집니다 지하와 평면과 허공이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지하는 평면의 근접한 지대이며 계단은 허공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과 우람한 곳을 안아볼 수 있는 곳과 내일이나 모레쯤 닿을 수 있을 듯, 아니 먼 미래에나 닿을 수 있을 듯합니다

나무에 발목이 보이지 않았는데 자랐습니다 발목은 시선으로 지각되지 않았고 허리는, 목선은, 자꾸 달아나서 허공으로 허공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나무를 보고 있었습니다만 허공을 포함해서 보였습니다 뿌리를 보고 있었는데 계단도 포함해서 보였습니다 그러나 계단도 달아났고 나무도 덩치를 키우면서 달아났습니다 나무를 보고 있었는데 강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나무를 보고 있었는데 ‘나무’라고 부르는 소리가 후르르 새처럼 날아가 버렸습니다 어제 그 나무는 어제 유일했습니다 그것뿐이었습니다 하룻밤과 하룻낮을 겪은 나무는 하룻낮과 하룻밤만큼 차이를 가졌습니다 나무의 지대로 새가 들어오면 나무의 지대는 약간 모습이 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나무의 나무다운 평면성이었습니다 허공의 심리상태, 지하의 심리상태, 양방향으로 한 그루 나무는 동일해져 갔습니다 나무와 허공과 평면과 지하가 끊임없이 통합되었다가 달아남과 자유와 나무로서의 붙들림이 끊임없이 반복되었습니다

나는 나무만 바라보았습니다


식목일

놀이터를 가졌고 놀고 있다 일을 했는데 놀고 있다 일터에서 견디는 사람이었는데 놀고 있다 그것은 키가 큰 것과 동일할 것 같고 뿌리 쪽을 상찬해야 될 것 같고 마중물 같은 책을 읽었는데 펌프질에 잔잔한 물고기 같은 글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중물 같은 음악을 들었는데 글자들이 오글오글 쏟아져 나온다 나는 들린 듯 춤추고 들린 듯 놀고 있다 이만한 놀이터가 세상에 또 있을까

카프카는 벌레가 되었다는데 내게로 와서는 물고기가 되었다 손에서 미끄러져 가는 물고기, 잡히지 않는 물고기, 카프카는 흥을 돋우고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는 넓고 카프카는 무한하고 방향을 예측할 수 없고 방향을 정했으나 방향대로 갈 수 없고 그리하여 나는 카프카, 멀리까지 살아내고, 내 놀이는 카프카의 메아리

아무리 가도 도서관에 도착할 수 없고 도서관의 깊은 압력, 넓은 압력에 도서관 가장자리만 형태를 바꿀 뿐 가장자리를 계속 맴돌며 도서관으로 이어져 가고 파도처럼 가장자리를 퍼뜨리는 도서관,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 보려는 시도는 즐거운 놀이

도서관 문은 계속 열리고 있다 내일 가면 열려 있고, 일요일이 지나면 열려 있고, 공휴일이 지나면 열려 있고, 도서관 문을 밀고 있다 도서관 문은 일관한다 도서관의 동일한 유지 10년 20년이 가도 깊어지고 넓어지는 도서관, 한 권의 책을 펼치면 한 권의 책에 묶여 있고 한 권의 책을 내려놓으면 모든 책에 묶여 있는

생일 밥을 먹고 도서관으로 갔다 ‘나’를 ‘너’라고 부르며 식물 한 포기를 마주 보았다 식물이라기보다 씨앗이다 무엇이 될지 짐작하고 있는 그 나무일지 확신할 수 없는 식물이면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된 생일날, 어른인 줄 알았는데 그제야 마주 보는 대상이 되었다 모든 꽃은 1년에 한 번 피는 생태를 가졌다는 오해…… 무너져라 책이여 씨앗은 희열하여 식물은 희열하여


분자적 새

땅은 안심하고 디딜 수 있는 곳이라 했는데 움직였다 집을 짓고 마당에 식물을 심는데 땅이 움직였다 땅은 가만히 있는 게 임무야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어가다 넘어졌다 일어나 걸어가다 또 넘어졌다 일어나 뛰어가다 또 넘어졌다 반복되었는데 흔들림에 익숙해지면서 아이들이 자랐다 나는 땅을 제압하는 여신이나 되는 듯 땅의 문제에 골몰했다

바다를 다녀왔다 배의 땅은 물인데 바람이 잠잠하여 배가 평화로워 보였다 선장은 바람이 불면 나른함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마음이 참 부조리합니다 땅을 살피던 내가 말했다 고요한 물 위에 배를 정박하기 위해 풍랑 속을 배를 몰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요한 물 위에 도착하면 배는 구름처럼 흩어집니다 바다에서 붙잡을 수 있는 것은 바람뿐입니다 선장은 배를 몰고 바람 없는 물 위를 떠났다 우주는 모순투성이야* 고함 소리는 수평선을 향했지만 바로 앞에서 분해되었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람 불면 땅이 공중에 뿌옇게 펼쳐지는 일이었다 눈, 깃털, 부리, 발톱이 분별없이 그러나 아이들을 넘어뜨리고 집을 움직였지만 날아가는 곳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나는 끝없는 잠에서 깨어나 아무런 움직임도 발생하지 않는 쪽으로 가려는 듯 붙잡을 수 있는 것은 고요함 밖에 없었다

마당에 파 놓은 연못을 들여다보니 물이 맑아 사물이 가득했다 아이들이 돌을 던지지 말아야 할 텐데 괴물이 일어나 나올지 모르니 아주 큰 새가 모이겠군

먼지로 모인 것이 땅이라고 당신이 말했다 결속력이 부족합니다 모래가 많이 섞인 땅이 아닐까요 모래가 섞였다면 중력이라도 더 하겠지요 내내 인내하다 무거움을 번쩍 들어 올리는 봄이 오면 더욱 움직이는 땅을 무엇으로 극복할까요 당신이 옆에 있었지만 답을 원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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