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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88961673716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10-24
책 소개
철학의 중심적인 문제들을 명료하고도 깊이 있게 다룬 『철학의 문제들』은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가장 널리 읽히는 고전으로 손꼽힌다. 러셀은 이 책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지식과 현실, 진리와 경험에 관한 물음을 다시 던지며, 철학의 중심적인 문제들을 명료한 문체로 풀어낸다. 그는 답을 제시하는 동시에 독자가 그 답을 의심하고 스스로 사유하도록 이끌며, 철학의 핵심적인 태도인 비판적 사고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한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책의 앞부분에서는 버클리의 관념론과 데카르트의 회의론을 검토하면서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와 감각의 신뢰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어서 귀납의 원리를 통해 과학적 지식의 확실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수학적 진리와 사고의 법칙을 논의하면서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대립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처럼 『철학의 문제들』은 철학의 주요 개념과 논점을 폭넓게 다루면서도 간결하고 친절하여, 철학에 입문하려는 독자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 작은 고전은 철학이라는 거대한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확실한 입구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주로 지식에 관한 철학적 사유인 인식론을 다룬다. 러셀은 먼저 ‘무엇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가?’라는 철학의 오래된 질문을 제기한다. 흔히 농담처럼 던져지는 이 물음을 러셀은 단순한 가설적 상황으로 남겨두지 않고,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 또는 최소한 경험한다고 생각하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진지한 설명으로 전환시킨다.
수학과 논리 같은 선험적(a priori) 원리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지식이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러셀은 칸트의 철학, 플라톤의 이데아, 보편자에 대한 논의까지 폭넓게 다루며, 철학적 전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탐구한다.
러셀이 제시한 지식의 구분은 간결하고 인상 깊다. 그는 우리가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직접적 인식에 의한 지식(knowledge by acquaintance)과,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설명을 통해 아는 기술에 의한 지식(knowledge by description)을 구분한다.
예컨대 눈앞의 탁자가 가진 성질에 대한 지식은 전자의 경우이고, 내가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영국의 여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후자의 경우다. 러셀은 이러한 ‘사물’에 대한 지식과, 보다 논리적이거나 직관적인 방식으로 얻는 ‘진리’에 대한 지식을 다시 구별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을 마련한다.
철학의 한계와 목적에 대한 논의
러셀은 ‘진리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면서 귀납의 원리를 다루는데, 이는 과학적 발견의 확실성을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이어 그는 수학적 진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순수 수학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칸트 이래의 오래된 질문을 다룬다. 또한 철학이 수학 속에서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 그리고 두 영역을 결합해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학에 깊은 배경을 지닌 러셀의 관점은 수학적 진리에 명확한 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문 그 자체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지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며, 사유를 가로막는 독단을 줄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철학의 문제들』은 흥미롭고 논리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며, 러셀이 자신의 사상을 풀어내는 방식은 명료하고 간결하다. 무엇보다 철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집필되어 있다. 고전 철학의 물음과 문제들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저작으로, 모든 철학도―일반 독자든 전문가든―의 서가에 반드시 자리해야 할 걸작이다.
목차
서문 … 14
제1장 외형과 실체 … 15
제2장 물질의 존재 … 29
제3장 물질의 본성 … 43
제4장 관념론 … 57
제5장 직접 인식에 의한 지식과 기술에 의한 지식 … 71
제6장 귀납에 대하여 … 91
제7장 일반 원리에 관한 우리의 지식 … 105
제8장 선험적 지식은 어떻게 가능한가 … 121
제9장 보편자의 세계 … 135
제10장 보편자에 대한 우리의 지식 … 151
제11장 직관적 지식에 대하여 … 165
제12장 진리와 거짓 … 177
제13장 지식, 오류 그리고 개연적인 의견 … 193
제14장 철학적 지식의 한계 … 207
제15장 철학의 가치 … 223
■ 참고문헌 … 235
■ 부록: 《철학의 문제들》에 대하여 … 236
책속에서
감각으로 알 수 있다고 여겨지는 어떤 흔한 대상을 택해 보면, 감각이 우리에게 직접 전해 주는 것은 그 대상이 우리와 무관하게 존재하는 그대로의 진실이 아니라, 우리가 보기에는 우리와 그 대상 사이의 관계에 의존하는 감각자료에 대한 진실일 뿐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은 단지 ‘겉모습’이며, 우리는 그것이 그 뒤에 있는 어떤 ‘실체’를 나타내는 표시라고 믿는다.
우리가 아는 한 가지는 그것이 겉으로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는 점뿐이다. 이 소박한 결론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가장 자유롭게 추측할 수 있다. 라이프니츠는 그것이 영혼들의 공동체라고 말하고, 버클리는 신의 정신 속에 있는 하나의 관념이라고 말하며, 차분한 과학은 그에 못지 않게 경이롭게도 그것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전하(電荷)들의 거대한 집합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사물과의 인식 관계에 대해 말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리는 감각을 통해 외부 감각에 대한 자료와, 내적 감각이라 부를 수 있는 사유, 감정, 욕구 등의 자료와 인식 관계를 맺는다. 또한 기억을 통해, 과거에 외부 감각이나 내적 감각의 자료였던 것들과 인식 관계를 맺는다. 더 나아가, 사물에 대해 의식하거나 그것을 욕구하는 주체로서의 ‘자아’와도 인식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이는 확실하다고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