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러브

"혹시...여자 문제?"
레즈비언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지 100퍼센트 확신이 선 것은 아니지만, 마리솔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는 했다. 마리솔이 어떤 앤지 힌트를 더 얻고 싶었다. 게다가 바보 같은 내 문제는 지겨웠다.
마리솔은 책장을 슬쩍 살피더니 말했다.
"그럼, 짧게 말할게. 구체적으로 말하면 너무 지루하니까. 여섯 달 전이야. 커밍아웃하고 몇 달 안 되었을 때 레즈비언들을 만났어. 한 명은 우리 학교에 다녔고, 다른 애들은 근처 학교에 다녔어. 그 중에 켈리라는 애가 있었어. 재치 있고 똑똑한 애였지. 난 그애에게 빠져 버리고 말았어.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어. 이해하겠어? 아니, 넌 모를 거야. 켈리는 나한테 먼저 다가왔고, 우리는 키스도 하고 행복하게 지냈어. 드디어 나에게 꼭 맞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지. 켈리는 정말 멋졌어. 영재 어쩌고 하는 데서 빠져 나올 수 있게 해 줬고. 거들먹거리는 거 말이야. 그 앤 정말...끝내 줬어."
마리솔은 말을 멈추고 커피잔을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그 애가 널 차 버렸어?"
그런 식으로 치사하게 말을 끊어 버리면 안 되지만, 누군가에게 푹 빠진 느낌이 어떤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니 좀 화가 났다. 뭐, 경험은 없지만 책에서 읽었다. 내게는 상상력이 있다. 가끔씩 상상하기도 한다. - 본문 108~10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