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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2016857
· 쪽수 : 368쪽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물 다 마셨으면 이제 무슨 말이든 해보시죠.”
“……무슨 말을 할까?”
“뭐, 뭐라고요? 사람을 때렸으면, 그것도 사장이라는 사람이 자기 부하 직원을 때렸으면 무슨 말이든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미쳤어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주먹을 써요?”
“이 상황에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는 내가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네? 하…… 도대체 왜 그래요? 이런 사람 아니잖아요.”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 건 기억을 하나? 그런데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모양이군.”
“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
“이런 사람이 아닌 날 이런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인 걸 모르겠냐고?”
“그럼 내가 왜 당신을 그런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봤나요?”
“뭐?”
“내가 생각하는 게 뭔지, 나한테 필요한 게 뭔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냐고요! 당신은 언제나 당신 위주로 생각하고 당신 시간에, 당신 틀에 날 끼워 맞추려고만 했지 내 시간에, 내 틀에 당신을 끼워 맞추려고는 하지 않았잖아요.”
“그, 그래서 지금 그 자식을 만나겠다는 건가?”
“만나지 못할 이유 없어요. 재석 씨 말대로 난 당신과 3년을 사귀었지만 당신과 나는 섹스 파트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잖아요.”
“뭐라고? 세, 섹스 뭐?”
“난 그만 헤어지자고 분명히 말했어요.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두 남자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요.”
“그래서?”
“그래서, 만날 거라고요, 날 좋아한다는 김재석이라는 남자를.”
“남자? 지금, 남자라고 했나? 당신보다 4살이나 어린 놈을 남자라고 부르는 거냐고?”
“남자가 아니면요? 나이는 어려도 당신보다 더 어른스럽고 당신보다 더 책임감 있고 당신보다 더…….”
“더, 뭐지?”
“……날, 사랑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자고요! 난 이제 당신을 기다리는 대신 내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요. 당신이라는 남자가 언제쯤이면 날 돌아봐 줄까, 당신의 등만 바라보는 이 미친 짓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데, 그 말이 그렇게 어려워요?”
“어떤…… 미래를 말하는 거지?”
“……어떤 미래일 것 같아요? 내 나이 서른이에요. 내가 어떤 미래를 생각하고 있을까요? 아니, 내 나이 대의 여자들은 대체 어떤 미래를 꿈꿀까요? 한 번쯤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어요? 내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뭘 원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냐고요! 가세요.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세요. 오늘 이후로는 저 문을 열 수 없을 거예요. 비밀번호를 바꿀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