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2478914
· 쪽수 : 92쪽
책 소개
목차
부회장이 되었어! 6
다시 뽑은 부회장 31
백 점 받고 싶어! 42
떠드는 아이들 64
리뷰
책속에서
“이런 방법으로는 안 되겠어요. 자기가 생각했을 때 나는 부회장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자리로 되돌아가 앉으세요.” 그러자 아빈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 선생님은 조금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부를 잘해야만 한다면 나는 부회장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말을 굉장히 잘하지만 받아쓰기 점수는 형편없다. 나는 받침을 제대로 쓰는 게 아직 어렵다. 그리고 수학은 거의 모른다고 하는 편이 맞을 거다. 수를 세는 건 곧잘 하지만 수를 가지고 더하거나 빼거나 뭔가를 하는 일은 아직도 익히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도 너도나도 선생님께 질문을 했는데 선생님은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다.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 선생님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부회장은 꼭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되고, 꼭 잘 생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꼭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꼭 착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자 나는 점점 더 부회장 자격이 회장 자격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우리 모두 이미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행복할 게 없는 교실이에요. 가끔 선생님의 달랑거리는 호루라기 목걸이가 신경 쓰일 때도 있지만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삐용삐용 같은 소리를 내는 친구도 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친절하게 그 소리도 참아 넘깁니다. 저는 이 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런 평화가 깨어지지 않도록 지켜 낼 것입니다. 교실이 갑자기 무너지거나 괴생명체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해 제가 모든 것을 항상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폭풍이나 지진에도 대비하겠습니다. 우리가 모두 행복한 채로 어른이 되려면 제가 우리 반의 부회장이 되어야 합니다.” 선생님은 내 말에 집중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내 말을 들으며 몇 번 웃었고 결국 나는 세 표나 얻어서 우리 반의 여자 부회장이 되었다. 남자 부회장은 세 표를 얻은 이진수가 되었다. 진수가 각오를 발표할 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서 세 표나 얻은 것 같다. 물론 한 표는 내가 내 이름을 적어 넣은 거라 내가 부회장이 되길 바란 아이는 두 명 뿐이지만, 진수도 자기 이름을 적어 넣었을 테니 문제 될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