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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2530452
· 쪽수 : 127쪽
책 소개
목차
1부
백화난만 _ 14
담 _ 15
숲 속에서 _ 16
슈퍼마켓 _ 18
꽃씨는 손으로 심는다 _ 20
들꽃 2 _ 21
물의 사랑 _ 22
주차장에서 _ 23
아파트 _ 24
걸프 전쟁 _ 25
신(神)들의 바둑 _ 26
제초제 _ 27
사랑 2 _ 28
태클 _ 29
지진 _ 30
2부
백색 깃발 _ 32
녹색 테러 _ 33
분노 _ 34
반주(飯酒) _ 35
금줄 _ 36
동맥경화(動脈硬化) _ 37
그린벨트 _ 38
파업 _ 39
복토(覆土) _ 40
인공 수분(受粉) _ 41
목성이나 토성엔 _ 42
패륜 _ 43
화산 _ 44
농부 _ 46
생명표 브랜드 _ 47
3부
페스티사이드 _ 50
초록의 공포 _ 52
지구는 아름답다 _ 54
항구 난트켓 _ 56
굽이굽이 계곡을 돌면 _ 58
쇠붙이의 덧없는 종말을 _ 59
아마나에서 _ 60
소백산(小白山) _ 62
우포(牛浦) 늪 _ 63
신성리(新城里) 갈대 _ 64
함양 상림(上林) _ 65
한강은 흐른다 _ 66
삵 _ 67
멧돼지 _ 68
코뿔소 _ 69
4부
축제 _ 72
제자리 _ 73
산불 _ 74
경작을 하며 _ 75
나무 3 _ 76
눈잣나무 _ 78
산문山門에 기대어 _ 79
나를 지우고 _ 80
손 _ 81
나무처럼 _ 82
우리들의 학교 _ 83
장작을 패며 _ 84
보리 _ 85
이 땅에 가을이 돌아와 _ 86
보리가 저렇게 _ 88
5부
천문대 _ 90
기다림 끝에 _ 91
삶 1 _ 92
낙숫물 _ 94
홀로가 아니랍니다 _ 96
산행(山行) _ 98
무심히 _ 99
산山의 잠 _ 100
강물 _ 101
시집가는 산 _ 102
들꽃 3 _ 103
아카시아 _ 104
깨달음 _ 105
산과 같이 _ 106
늘 푸른 눈매로 _ 107
│해설│
대지의 눈물과 생태적 인간·이재복 _ 108
저자소개
책속에서
푸른 스커트의 지퍼
농부는
대지의 성감대가 어디 있는지를
잘 안다.
욕망에 들뜬 열을 가누지 못해
가쁜 숨을 몰아쉬기조차 힘든 어느 봄날,
농부는 과감하게 대지를 쓰러뜨리고
쟁기로
그녀의 푸른 스커트의 지퍼을 연다.
아, 눈부시게 드러나는
분홍빛 속살,
삽과 괭이의 그 음탕한 애무, 그리고
벌린 땅속으로 흘리는 몇 알의 씨앗.
대지는 잠시 전율한다.
맨몸으로 누워 있는 그녀 곁에서
일어나 땀을 닦는 농부의 그 황홀한 노동,
그는 이미
대지가 언제 출산의 기쁨을 가질까를 안다.
그의 튼실한 남근이 또
언제 일어설지를 안다.
대지에서 태어난 인간은 결국 대지로 돌아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대지는 내 자신이자 어머니이며 나의 현주소이자 나의 고향이다. 그 부드럽고 찰진 흙은 내 살이며, 졸졸졸 맑게 흐르는 물은 내 피이며, 아름답게 우거진 수목들은 내 머리털이며, 장엄하게 출렁이는 푸른 바다는 내 심장이며, 찬란하게 빛나는 하늘은 내 영혼이다.
- '생태시 선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