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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2682199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21-10-04
책 소개
목차
꿈을 꾸다
이대로도 괜찮다
꿈꾸는 자는 기다린다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난 자유다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내가 꿈을 꾸기 시작한 건, 순전히 엄마 때문이었다.
엄마는 원래 고귀한 페르시안 태생으로 주인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살았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엄마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온 집안 식구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몰라. 특히 미주는 나를 정말 사랑했어. 그 애는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었지. 뮤즈라는 뜻이 뭔지 알아? 음악의 여신이야. 내 이름이었지. 미주는 나를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해 주었어. 아, 그 달콤한 선율을 다시 들을 수 있다면!”
엄마가 나른한 추억에 젖을 때마다 아빠는 입을 비쭉였다.
“흥, 그런 사람들이 왜 당신을 바닷가에 버렸겠어?”
“버린 게 아니라니까. 내가 길을 잃었다고 몇 번이나 말해?”
엄마는 아빠가 빈정댈 때마다 날카롭게 반응했고, 아빠는 체념한 듯 입맛을 다셨다.
“미르, 내 털을 봐. 눈처럼 하얗지?”
엄마의 털은 때에 절어 꼬질꼬질했고 볼품없었다. 아무리 봐도 꼬질꼬질한 털이 눈처럼 새하얗게 바뀔 것 같지 않았다.
“인간의 사랑만 얻어 봐. 단 한 번의 샴푸질로 눈처럼 새하얀 털을 되찾을 수 있어. 음! 그 향기로운 냄새라니. 또 인간이 해 주는 마사지는 얼마나 시원하다고.”
나는 엄마의 말이 꿈처럼 들렸다. 향긋하다는 샴푸는 어떤 것이며, 시원하다는 마사지는 어떤 기분이며, 포근하다는 잠자리는 어떤 느낌인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밤하늘처럼 까만 털의 아이가 여자의 품에 안겨 있는 걸 보았을 때, 비로소 나는 꿈이 아니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자고 있던 마음의 눈이 확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