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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301323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11-10
책 소개
목차
1. 엄마는 꼰대
2. 텅 빈 하루
3. 어디로 가는 걸까?
4. 산속의 너와집
5. 너무나 불편한 집
6. 아빠의 가출 사건
7. 우린 모두 별
8. 집으로 가는 길
리뷰
책속에서
“자, 이제 다들 집중!”
엄마가 체육 선생님처럼 말했다.
아빠는 뭔가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긴장한 것은 나뿐이었다.
“재우, 너 진짜 집 나가고 싶니?”
“무, 무슨 말이야?”
갑작스러운 엄마의 물음에 놀란 내가 더듬거렸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입안에 남아 있던 아이스크림 향기가 깨끗이 사라졌다.
“집 떠나서 네 맘대로 살고 싶다며?”
엄마가 내 일기장을 눈앞에 들이밀었다.
“일기를 쓰랄 땐 죽어라고 안 쓰더니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다니, 차암 내, 기가 막혀서.”
“아~ 씨.”
하마터면 욕이 나올 뻔했다.
“왜 또 전화야?”
오후에 또 전화를 받을 때는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화를 내지 않았다. 내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 목소리가 부드럽고 다정했다. 그런 엄마에게 조금씩 익숙해지니 느글거리던 기분도 사라졌다.
“왜라니? 아들이 잘 지내나 싶어서지.”
“아침에 보고 가 놓고 어이가 없네.”
내 대답에 엄마는 이따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엄마는 내가 진짜 가출이라도 할까 봐 그러는 것 같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전화를 해 대는 게 그랬다.
그렇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학원도 안 가고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구는데 가출을 할 필요는 없었다. 많이 심심한 한편 조금씩 불안하긴 했다. 뭔가 허전하기도 했다. 마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평화로운 분위기랄까. 어쨌거나 논다고 마냥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