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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도록
· ISBN : 9788963030982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0-02-15
책 소개
목차
004 인사말 Foreword
006 '박현기 1942-2000 만다라'전을 기획하며
Curatorial Essay on the Mandala : A Retrospective of Park Hyunki (1942-2000)
016 전시작품 Works
056 아카이브 Archives
286 박현기를 기억하며 Essays
308 작가연보 Biography
322 전시작품 목록 List of Exhibited Works
저자소개
책속에서

박현기의 작품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물음은 결코 쉽지 않다. 흔히 박현기는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비디오를 예술작품으로 끌어들인 선구자라는 수식이 지배적이다. 1970년대 말 그 어렵던 시절에 스스로 돈을 벌어 영상기기와 모니터를 구입하고, 모니터와 돌이 함께 있는 설치작품을 시작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될 일이다.
모니터는 그저 일종의 ‘방편’으로서, 인류의 오랜 질문을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금 일깨우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 질문이란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실재와 허상에 관한 오랜 논의로, 호접몽(胡蝶夢)을 꾸고 난 후 무엇이 현실인지 꿈인지, 내가 인간인지 나비인지를 구분할 수 없었던 장자의 정신세계를 떠올리는 것이다. 무엇이 실재하는 돌이며, 무엇이 허상인가? 만약 영상의 돌이 허상이라면, 실재 하는 것처럼 보이는 저 돌은 과연 진짜일까?
김인혜(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박현기 1942-2000 만다라>전을 기획하며, II.박현기의 작품: 현현(顯現)에서 만다라까지」
박현기의 작업노트에 보면 이런 구절이 보이는데 당시 비디오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대부분의 예술가들의 처지를 반영해 주고 있지 않은가 본다. “나에게 테크놀로지한 경험과 체험, 그러한 환경이 없었기에 그를(아마도 백남준을 지칭 하는 듯) 추종할 수 없었고 그와 반대급부에서 탈테크놀로지한 장르를 지향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중략) 그때는 막연했지만 마음 뿌듯한 자신감으로 테크놀로지가 아닌 쪽으로 전력 투구해갔다.” 그러니까 이 말은 박현기의 작업이 백남준으로 맥락되는 비디오아트 일반의 길과는 다르다란 것이고 그것이 다른 형식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저간의 사정을 함의하고 있다. 박현기를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순수 국산 비디오 아티스트”로 위상지우는 것도 이에 말미암는다. 화려한 각광을 받고 등장한 백남준과는 달리 비록 그의 출현이 초라할지라도 순수한 국산이란 데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광수(미술평론가), 「01 박현기를 기억하며, 박현기의 비디오 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