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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야기/디자이너/디자인 실기
· ISBN : 9788963220901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내가 사랑한 가방들, 그리고 나의 가방 디자인
Part 1. Girl's Bag
1 _ 젊은 엄마를 추억하다 - 구찌 빈티지 블론드 숄더백
·구찌 브랜드 스토리
2 _ 엄마의 첫 가방 선물 - 셀린 로고 크로스백
·셀린 브랜드 스토리
3 _ 엄마 가방이 내 책가방으로 - 샤넬 2.55 점보백
·샤넬 브랜드 스토리
4 _ 히피 스타일에 빠지다 - 인디언 스타일 백
·구찌 브랜드 스토
5 _ 한창 놀 때 나와 함께한 벗 - 모스키노 로고 숄더백
·모스키노 브랜드 스토리
Dear Woman 1. Career Q&A
Part 2. In Fashion World
1 _ 가방 하나가 내 월급의 두 배! - 프라다 포코노 나일론 백팩
·프라다 브랜드 스토리
2 _ 거금을 줘도 아깝지 않아! - 에르메스 버킨백
·에르메스 브랜드 스토리
3 _ 로고 플레이에 빠지다 - 펜디 바게트백
·펜디 브랜드 스토리
4 _ 청담동 며느리 룩의 화룡점정 - 페라가모 토트백
·페라가모 브랜드 스토리
5 _ 다이애나비처럼 우아하고 멋스러움의 대명사 - 크리스찬 디올 레이디 디올백
·크리스찬 디올 브랜드 스토리
6 _ 휘뚜루마뚜루 어디에나 어울린다 - 토즈 미키백
·토즈 브랜드 스토리
7 _ 내가 받은 가장 큰 디자인 충격 - 발렌시아가 모터사이클백
·발렌시아가 브랜드 스토리
8 _ 본격적인 잇 백 시대를 열다 - 마크 제이콥스 포켓백
·마크 제이콥스 브랜드 스토리
9 _ 잇 백이 아니라 나만의 스타일을 찾다 - 지미 추 벨티드 디테일백
·지미 추 브랜드 스토리
10 _ 톰 포드가 이끄는 구찌에 반하다 - 구찌 뱀부백
·구찌 브랜드 스토
11 _ 여자의 마음은 갈대! 구찌에서 루이비통으로 - 루이비통 바스킷백
·루이비통 브랜드 스토리
12 _ 세컨드 백으로 완벽! - 아냐 힌드마치의 에코백
·아냐 힌드마치 브랜드 스토리
13 _ 여자에게 백이란? - 보테가 베네타 호보백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 스토리
14 _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다 - 고야드 쇼퍼백
·고야드 브랜드 스토리
Dear Woman 2. Style Q&A
Part 3. My Design Bag
1 _ 싸이월드를 타고, 입소문을 타고 - 골드 악어 무늬 가죽 쇼퍼백
2 _ 첫 로고를 달다 - 재키백
·쿠론 브랜드 스토리
3 _ 검색어 1순위에 오른 고현정 백 - 엘로이백
4 _ 대중에게 쿠론을 알리다 - 스테파니백
5 _ 소리 없이 꾸준한 인기 - 조세핀백
Dear Woman 3. Life Q&A
Tip. 가방관리법 & 소재 가이드
에필로그 - 새로운 시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제일은행 본점과 지금은 굿앤굿 매장으로 바뀐 새로나 백화점 사이, 즉 남대문 시장 입구에 위치한 자유시장은 1970년대부터 가방 가게들이 모여 있었다. 1980년대는 서울 시내에서 가장 큰 가방시장으로 유명했다. 엄마는 이곳 외에도 해외 명품을 파는 크고 작은 숍들이 줄지어 있던 사보이 호텔 뒤도 쇼핑 장소로 즐겨 찾았다. 초등학생 때 엄마를 따라 몇 번 같이 간 기억이 있다. 물건이 한 번에 대량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조금씩, 브랜드도 들쑥날쑥 들어왔기 때문에 엄마는 꽤 자주 그곳에 가곤 하셨다. 그 시절 엄마는 구찌와 셀린 백만 샀다. 지금으로 따지면 브랜드 충성고객이자 VIP였다. 엄마도 이 샤넬 2.55 점보백을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을 못하지만 추측컨대 아마 그때였을 것이고 5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을 지불했던 듯하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고 해도 지금과는 사뭇 차이가 나는 가격이다. 이제 이 양가죽 2.55 점보백은 700만원을 우습게 넘는다!
피카부백을 친구에게 넘길 무렵 나는 소위 ’명품’이란 것에 회의를 느꼈다. 뭔가 튀고 앞서 가는 느낌이었던 이 단어가 오히려 처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얼마 전 후배 디자이너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럭셔리, 사치의 끝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생뚱맞아서인지 그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그 끝은 평범 혹은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브랜드를 통해 본인을 알렸다면 이제부터는 본인의 취향으로 자신을 알리는 시대가 되었다. 모든 아이템들이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다. 그 안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고 그것으로 어필하는 것이 럭셔리, 사치의 끝이 아닐까? 1,2년 전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해 지금은 제일 핫한 스타일이 된 ‘놈코어’ 룩도 그렇다.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그야말로 무심한 듯 시크한 옷차림에 그 사람의 센스와 취향이 깨알같이 숨어 있으니까.
레이디 디올백이 나의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이유는 패션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데 있다. 1955년 샤넬이 어깨에 메는 2.55백으로 작은 손가방을 들던 여성의 손을 자유롭게 했다면 1995년 디올은 그런 여성의 손을 다시 구속한 셈이다. 하지만 이 구속은 ‘선택’에 의한 구속이다. 여성들의 페미닌한 실루엣과 융화되지 않는 큰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니는 이들에게 실루엣의 우아함을 강조하는 ‘레이디 디올’백은 당장 갖고 싶은 잇 백이 되었으니까.
디자이너 손에서 탄생한 멋진 가방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오피니언 리더 또는 셀러브리티에 의해 스토리와 이미지가 입혀지며, 그런 이유로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영원히 기억되는 백. 내가 디자인하고 싶은 백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