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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근현대사
· ISBN : 9788963574226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16-02-25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장 종교개념 및 종교학 성립에 관한 연구현황
1. 서양에서의 ‘종교’/ 2. 비서양에서의 ‘종교’/ 3. 근대일본으로
1부 종교개념의 형성과 근대적 학문과 지식
1장 근대 ‘종교’ 개념의 형성과정
1. 종교라는 번역어의 확립에 이르기까지/ 2. 서양문명으로서의 종교/ 3. 비합리적·사적 영역으로의 종교/
4. 종교학적 담론의 등장/ 맺으며
2장 메이지 20년대의 종교·철학론
1. <비교종교 및 동양철학> 강의/ 2. 동양철학사의 전개/ 3. 분립(分立)하는 학문
3장 다중화하는 근대불교
1. 근세에서 근대로/ 2. 다중화하는 불교/ 3. 국가권력과 보편주의
2부 종교학의 성립
1장 종교학적 담론의 위상
1. 종교학의 당면 과제/ 2. 아네사키 마사하루의 종교학/ 3. 사회적 존재로서의 담론
2장 서구의 체험과 내셔널리즘
1. 종교와 국가/ 2. 서양체험과 일본표상/ 3. 동서조화와 그 파탄/ 맺으며
3장 ‘일본 종교학’의 재고
1. 종교학사(宗敎學史)의 부재/ 2. 학설사에서 학문사로/ 3. 옴 진리교 사건과 종교 체험론/ 맺으며
3부 신도학의 성립
1장 국가신도에 관한 각서(覺書)
1. 연구사 정리/ 2. 국가신도(國家神道)의 성립과정
2장 근대 신도학의 성립
1. 국민도덕론/ 2. 신도연구의 구상/ 3. 국민도덕론에서 신도학으로/ 4. 신도학의 좌초(坐礁)/ 맺으며
3장 근세 신도에서 근대 신도학으로
1. 신도 사상의 재생/ 2. 신도학의 위치
종장 지금, 천황제를 재고하는 의미
후기 포스트콜로니즘 상황에서의 종교연구
역자후기/ 색인
책속에서
‘종교’는 자명하게 여기는 존재가 아닌 어디까지나 근대서양에서 탄생한 역사적 인식양식에 불과할 뿐이다. 나아가 종교라는 개념이 어떻게 근대서양에서 산출되었는지 그 과정이 역사적 비판이라는 형태로 문제시 된다. 동시에 서양에서 시작된 개념이 비서양 사회를 분석함에 있어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개념의 적절성의 음미와 재정의의 시도가 현실적으로 종교현상의 분석적 측면에서 요구받게 된다. 또한 종교라는 개념이 역사적 경위 안에서 창조된 것이라면, 그 담론을 창출하는 데 관여한 것이 당연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개념은 개인 혹은 특정집단이 의도적으로 창출한 것이 아닌 기본적으로 인간 행위를 초월하여 시대와 사회 상황에 의해 창출된다. 그러나 현실 사회 안에서는 특정 개념이 구상적(具象的)인 형태로 결정화(結晶化)될 때, 직접적 추진자로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 종교개념의 경우를 보면, 이신론(理神論)이나 신플라톤주의자, 낭만주의자 등이 그 선구자로 종교현상 인식을 유일한 작업으로 하는 종교학자가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다. 러셀 T. 맥커천이 ?‘종교’ 카테고리를 둘러싼 최근의 논의?(McCutheon 1995)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종교’를 정의하고 구축하고 이론화시키는 것은 누구인가”라는 의미에서처럼 종교개념이라는 담론의 선구적 역할로서의 종교학 학문이 나아갈 방향, 그 가치규범과 방법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서장 <종교개념 및 종교학 성립에 관한 연구현황> 중에서)
‘종교’라는 말은 원래 한역불전(漢譯佛典)의 조어(造語)에서 유래되었지만, 오늘날의 개념은 구미 ‘릴리젼(Religion)’이라는 말에서 그 출발을 보고 있다. 이 점에서 보자면 릴리젼의 번역어로서 종교는 오래전부터 존재한 언어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막부(幕府)말 개국(開國)의 시작과 함께 일본은 서양의 문명세계 속으로 편성되어 갔고, 이 ‘종교’라는 말은 이와 동시에 일본 사회 속으로 정착하게 된 실로 근대적인 인식양식의 소산(所産)인 것이다. 이 장에서는 ‘릴리젼’이라는 말이 ‘종교’로서 일본에 정착하게 된 과정, 즉 막부 말부터 메이지(明治)시대 말까지의 시기를 초점에 맞추어 일본에서 종교적인 것을 보는 관점이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종교개념을 둘러싼 고찰은 근대 일본인들이 종교라 부르는 인식방법, 즉 오늘날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본인 스스로의 종교에 대한 관점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관념상의 문제로 결론내리는 것이 아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종교를 둘러싼 정치·사회제도의 형성과정을 시야에 두고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일본 근대사 분야를 비롯한 기독교사나 불교사 등에서 축적해 온 국가와 종교에 대한 정치·제도사적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 고찰이 필요하다. 또 서양 세계와 부득이하게 관계해야만 했던 일본이 처한 상황을 중심으로 릴리젼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모든 종교적 개념이, 근대 일본의 종교 상황을 어떻게 범세계적인 서양 구조 속으로 편입시켰는지, 또한 이를 일본 사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분절시켜 나갔는지, 이러한 서양적 세계와 일본 사회와의 상호 관계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부 1장 <근대 ‘종교’ 개념의 형성과정> 중에서)
이 장에서는 메이지시대의 대표적 철학자인 이노우에 데쓰지로(井上哲次郎)가 도쿄제국대학(東京帝國大學)에서 강의한 <비교종교 및 동양철학(比較宗敎及東洋哲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노우에(1855-1944)는 메이지시대 독일철학을 도입한 연구자로, 또는 우치무라 칸죠 불경사건(内村鑑三不敬事件)에서 기독교를 배척한 자로, 이른바 국가주의적 성향이 강한 강단(講壇)철학자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학문은 철학 이전에 ‘절충주의(折衷主義)’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여 정치적 문맥과는 별도로 학문의 장에서는 그다지 언급되질 못했다.
이노우에 학문을 시대적 주류와의 긴장관계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많은 논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그의 학문은 사상적 심오함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본사회의 서구화 과정 속에 학문적 담론을 편성한 선구적인 인물로서 이노우에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그의 언어와 행동은 메이지시대 지식사회의 지배적 담론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특히 메이지 20년대부터 30년대까지는 도쿄제국대학 철학과의 첫 일본인 교수로 채용되었고, 또한 독일유학에서의 귀국은 사회제도적인 영향력도 물론 상당했지만 학문적으로 이노우에가 일본의 지식사회를 주도한 시기였다.
이 장에서는 학문적이고 역사적으로 귀중한 의미를 지닌 <비교종교 및 동양철학> 강의 내용을 복원함과 동시에 이노우에의 비교종교학의 구상을 그의 사상경력과 당시 일본의 사상동향 속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1부 2장 <메이지 20년대의 종교·철학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