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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247633
· 쪽수 : 584쪽
· 출판일 : 2025-12-16
책 소개
당신에게 사랑이 찾아오는 가장 현실적인 마법
『이성과 감성』을 쓰던 스무 살 무렵 제인 오스틴의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를 한국어로 재현하다!
번역문학의 가능성을 새롭게 여는 김선형의 ‘체험 지향적’ 문학 번역
읽기에 깊이와 재미를 더하는 풍성한 주석들
2025년 12월 16일,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을 맞아 제인 오스틴의 첫 번째 장편소설 『이성과 감성』이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된다. 이 작품은 제인 오스틴의 천재성을 처음 선보이며 『오만과 편견』과 함께 오늘날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명실상부 대표작으로, 이번 새 번역본은 김선형 번역가가 제인 오스틴에 대한 평생의 애정을 담아 여러 번 다시 읽고 분석하고 조사하고 해석해 선보이는 눈부신 결실이다.
번역가는 작가가 내세운 여성 화자의 목소리에 가장 어울리는 한국어를 찾는 일, 즉 ‘문체’와 ‘톤’의 문제에 깊이 다가갔다. 작가의 ‘톤’에 존재하는 리듬감, 그 리듬감이 끌고 나가는 이야기의 속도감, 그 속도감이 형성하는 서사적 흡입력을 최대한 재현하고자 한 것. 특히 『이성과 감성』의 화자가 스무 살 무렵 제인 오스틴의 편지글 말투와 매우 비슷할 뿐 아니라, 당대의 여러 텍스트를 비교해볼 때 작가의 서술이 ‘글’보다는 속살거리는 ‘말’에 훨씬 가깝다고 판단해 원작을 경어체-구어체 한국어로 옮겼다.
이런 번역은 텍스트를 읽는 체험의 동시대성에 최대한 집중하는 번역가의 지향 덕분에 가능했다. 김선형 번역가는 지난 삼십 년 동안 메리 셸리, 토니 모리슨, 수전 손택, 실비아 플라스, 비비언 고닉,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마거릿 애트우드, 존 디디온, 시리 허스트베트 등의 수많은 영문학 작품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좋은 번역은 원작 소설을 읽을 때와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험을 주어야 한다. 텍스트가 숨죽이면 숨을 죽이고, 따뜻할 땐 따뜻하게 읽혀야 한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하여 한국 독자들에게 영어권 독자들이 원작 소설을 읽을 때처럼 생생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는데, 이는 “체험 지향적” 문학 번역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하고 꼼꼼한 옮긴이 주석도 오스틴 읽기에 깊이와 재미를 더한다. 김선형 번역가는 영미권에서 출간된 여러 유력한 오스틴 판본과 연구서, 제인 오스틴 북클럽 등에서 얻은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석들을 정리해,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더욱 잘 이해해 풍요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이끌었다. 한편, 번역가는 그동안 최인아책방 등에서 꾸준히 문학 독자들과 함께 제인 오스틴 원서 강독을 진행하며 원서와 번역 문학 읽기에 새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이번 번역 작업은 가장 내밀하고 깊이 있게 함께 읽는 실천의 종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목차
1부
2부
3부
제인 오스틴 연보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을 펴내며 • 김선형
리뷰
책속에서

유언장이 공개되자, 유언장이라는 것이 대체로 그렇듯 기쁨만큼이나 크나큰 낙심을 안겼답니다. 물론 조카로부터 영지를 빼앗을 정도로 노신사가 부당하거나 배은망덕했던 건 아니에요―다만 영지의 상속에 따르는 여러 조건들이 있었고, 그 때문에 상속분의 가치가 절반은 뚝 잘려 나갔을 따름이에요. 헨리 대시우드 씨는 본인이나 아들보다도 아내와 딸들을 위해서 영지를 물려받기를 바랐었거든요―하지만 영지는 그의 아들과, 지금 네 살인 그 아들의 아들 몫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생계 수단이 절실하게 필요한 가족들에게 그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어요. 영지를 분할해 나눠 줄 수도 없고, 귀한 숲을 처분할 수도 없었지요. 영지 전체가 통째로, 부모와 함께 놀랜드에 간혹 놀러 올 때마다 귀염을 떨어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어린아이의 몫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거든요. 두세 살짜리치고는 별로 대단치도 않은 매력, 말하자면 혀 짧은 소리 내기, 제 맘대로 하겠다고 생떼 쓰기, 온갖 교활한 잔꾀 부리기, 엄청나게 시끄럽게 울어대기 등등의 애교가, 수년에 걸쳐 질부와 조카손녀들이 바친 세심한 보살핌과 배려의 가치를 훌쩍 상회해버린 거예요.
존 대시우드 부인은 남편이 동생들에게 베풀고자 하는 친절을 전혀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소중한 아들 몫에서 삼천 파운드나 빼내버린다면 아이가 얼마나 끔찍할 정도로 궁핍해지겠어요. 부인은 남편에게 제발 다시 생각해보라고 졸랐습니다. 친자식, 그것도 외동아들에게서 그런 거액을 빼앗고는 나중에 어떻게 책임질 생각이냐고요. 대시우드 자매들이 그 재산을 누릴 권리가 대체 어디 있느냐고요. 겨우 이복동생들일 뿐인데, 그건 부인의 기준에서는 친척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거액을 너그럽게 베풀 수가 있느냐고요. 잘 알려진 바대로, 엄마가 다른 아이들끼리는 아무 정도 없는 사이가 아니냐고요. 그런데 이복동생들한테 돈을 다 줘버리고 자기 신세도, 우리 불쌍한 아가 해리의 신세도 망치려 하는 거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