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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성프란시스대학 편집위원회 (엮은이)
  |  
삼인
2020-10-15
  |  
1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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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책 정보

· 제목 : 거리에 핀 시 한 송이 글 한 포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361832
· 쪽수 : 464쪽

책 소개

형식적으로만 설명한다면 자활과 갱생의 의지가 필요한 노숙인들의 실천적 의지를 돕기 위해 성공회대학교에서 개설한 교육 프로그램인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노숙인들이 쓴 시와 산문을 모아놓은 공동 문집이다.

목차

축사 -성프란시스 인문학15주년 문집을 축하드립니다 | 김성수 주교
감사의 글 -국내 최초의 노숙인 문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 곽노현 학장
발간사 -모두가 선생님인 ‘선생님의 학교’에서 펴낸 문집

제1부 서울역 일기
1. 저승이가 사는 법
<빗물 그 바아압> 권일혁/<200원짜리 밥> 故 홍진호/<밥 한 술> 故 유창만/<거리 일기> 최승식/<순환 코스>, 이0복/<등짝>, 권일혁/<빈 깡통 같은 인생>, 정0복/<서울역 광장>, 이0원/<저승이가 사는 법>, 故 유창만/<새벽 두 시에서 또 다른 새벽 두 시까지> 표양종 /<서울역 옷방>, 故 홍진호/<이놈의 세상>, 노0행

2. 남도 시한에는
<인문학 이전의 내 삶>, 이0복/<양말공장 막시다>, 임0만/<손톱>, 유0기/<서울역에서>, 정봉준/<고향집>, 이우영/<고추밭>, 박상봉/<남도 시한에는>, 故 신득수

3. 파랑새 정원
<파랑새 정원>, 김준안/<작디작은 방>. 홍0길/<나의 잠자리 1>. 홍성구/<검은 방>, 노기행
<손, 길, 그리고 집>, 김태우/<어머니와 집>, 김연설/<저녁에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양창선/<잠 못 드는 밤>, 김연설/<아주 크나큰 집>, 주의식

4. 우리는 누구일까
<여기는 게토Getto다>, 강0식/<밤 11시 04분>, 동0호/<겨울나기>, 전영한/<동자동 쪽방>, 김휘철/<나는 PC방에 간다>, 온0국/<우리는 홈리스입니다>, 여수진/<한데살이>, 서0미/<‘노숙인’이라는 명칭>, 2010. 5. 14 글쓰기/<2010년 1월>, 故 문재식/<햇님 달님>, 이우영/<마음 등>, 김0현/<내 모습 고독하니>, 김0현/<하루를 마감하면서>, 김0탁

제2부 거리의 인문학
1. 거울 속의 나
<만남>, 이0원/<리어카를 끌고 여름 바다로!>, 박진홍/<칼>, 박은철/<고상한 삶>, 김연설 /<남현동 집맞이 후감 – 감4제와 함께라면>, 권일혁/<눈사람>, 故 문재식/<남산>, 故 김문수/<김문수쌤 오래 기억할게요>, 권오범/<거울 속의 나>, 故 고성원 <마지막 편지>, 9기 추모 글 모음 <잘 가라 사랑하는 친구야>, 박일웅/<웃음>, 성란희/<고성원>, 주의식/<술이 왕창 먹고 싶네>, 장성일/<12/1 일기>, 박일웅/<재회>, 박은철/<고성원꽃>, 박미선/<바보 선생 이젠 돌아가시오>, 박경장

2. 이상한 불청객
<비가 오는 5월 12일, 전태일 평전을 읽고>, 정0교/<반 고흐 영혼의 편지>, 김대영/<‘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고>, 양태욱/<거울 앞에서>, 서0미/<연극>, 유0관/<인문학 유튜브>, 이우영/<이상한 불청객>, 장지호/<연탄구멍>, 12기 공동창작시/<환대>, 15기 공동창작시

3. 그래서 인문학 (1)
<철학을 배운다>, 이0근/<이제 시작인 걸요> 조0근/<지나온 삶과 성프란시스대학>, 사상철 /<내 이야기 들어볼래요?>, 전태선

4. 그래서 인문학 (2)
<펜과 노트>, 故 김석두/<내가 살아온 길>, 이0원/<인문학을 만난 이야기>, 이0복/<깨지지 않는 거울>, 김대영/<성프란시스 10기, 그 1년의 과정>, 불위

제3부 사랑이 저만치 가는데
1. 몰랐다
<첫사랑>, 김성배/<별은 어디에>, 김성배/<인연>, 조0근/<몰랐다>, 정봉준/<사랑이 저만치 가는데>, 정봉준/<님 1>, 고형곤/<님 2>, 고형곤/<비와 웃음>, 박성진/<친구와 사랑을>, 조0근/<서해>, 故 천성우/<밤하늘 저 달을 보며..>, 정0복

2. 엄마 나 왔어
<어른…… 아이> 박성진/<마귀 찾아 스무고개>, 김0일/<모정>, 故 김영조/<엄마 나 왔어>, 동0호/<아멘>, 권일혁/<그 아이의 집>, 이재진/<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걸까요?>, 노0행

3. 버스전용차선
<어렵고 힘든 ‘관계’에 대한 나의 생각>, 허영준/<지하철에서……>, 故 이덕형/<그림자>, 전경국/<멀리 버리고 싶다>, 구0선/<버스전용차선>, 서0미/<얼굴 그림>, 전원조/<인형의 눈>, 최0호/<물 한 바가지>, 최0호/<존재에 대한 생각>, 김휘철/<지렁이>, 김기준/<연>, 김명준/<무의 예찬>, 김연설/<여우커피> 김성배/<서울역 대폿집 할머니>, 차대준/<리어카꾼 아저씨>, 김명준/<길동무 멍구>, 이우영/<나의 슬픈 치아 이야기>, 고0곤

4. 아버지의 등밀이
<당신의 얼굴>, 노기행/<두 여인>, 홍0길/<꿈속에서>, 故 천성우/<하나뿐인 사랑하는 아들아!>, 故 문충섭/<사랑하는 ‘희’야>, 故 정인술/<낯선 등>, 김0홍/<아버지의 등밀이>. 김0탁
<아버지는 기타 치시는 중>, 김연설/<아버지>, 박정수/<아버지>, 박두영

제4부 길벗 도반
1. 어떤 편지 한 통
<독거 초등학생에게 띄우는 글>, 故 이홍렬/<고래등>, 권오범/<어이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 이0복/<내 생활의 단상 – 건강, 가족,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이0복/<막장>, 김0호/<연탄 추억 삶 그리고……>, 고형곤/<편지>, 이경로/<어떤 편지 한 통>, 공길동

2. 두 개의 거울
<자화상>, 김명준/<빨래>, 이우영/<그리움>, 윤0원/<쓰레기통> 장0환/<친구 보게>, 허0식
<비 오는 날>, 사상철/<그림자 별>, 노기행/<돌부리>, 문점승/<요놈들을 끊어야 한다>, 서0일/<글>, 문점승/<책>, 김성배/<생(生)>, 허0식/<생각의 꼬리> 박경수/<사기꾼>, 정봉준 /<반성>, 김성배/<지금은>, 고형곤/<달님이 말씀하시네>, 고형곤

3. 쓰러질 때와 일어설 때
<그때 그 순간>, 이0규/<자살 회상>, 권일혁/<내 인생은 항해 중>, 故 이대진/<그래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 백0훈/<작심 30년!>, 故 이홍렬/<쓰러질 때와 일어설 때>, 최승식/<생각 없이, 희망 없이, 노력 없이>, 이0민/<나를 생각해본다>, 박은철/<도착>, 박일웅

4.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마라톤>, 오종익/<이제는 알 것 같아요>, 정0복/<마음의 길>, 김기준/<나의 나무>, 이경호 /<내 人生>, 사상철/<입춘>, 이0남/<나>, 故 김대인/<기찻길 옆>, 고형곤/<자화상>, 故 문충섭/<나는 초원이 좋다>, 故 김석두/<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김0헌/<강의 마치고 집에 가는 길>, 故 윤보영/<희망>, 안0규

부록
<두드림>, 박경장 교수/<길벗 도반 악보>, 박경장 교수

저자소개

성프란시스대학 편집위원회 (엮은이)    정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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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때는 봄에서 여름으로 막 넘어가기 시작한 5월. 나는 스물아홉이었다. 일단 단골집 고물상 주인에게 이것저것 도움을 받았다. 잠잘 침낭과, 고물하다 보면 꼭 필요한 가위, 드라이버, 자석 등을 얻을 수 있었다. 자석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왜냐하면 구리와 철의 가격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구리가 철보다 더 비쌌다. 그래서 구리인지 철인지 구별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자석을 댔을 때 붙으면 철이고, 안 붙으면 구리다. 리어카를 끌고 가는사람을 가만 보면 대개 양쪽으로 포대기 하나씩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한쪽은 구리 포대기, 다른 한쪽은 철 포대기. 철 포대기 쪽에는 으레 자석이걸려 있었다. 준비는 끝났다. 주머니엔 60만 원. 나는 내처 부산으로 향했다. 그렇게 리어카 행군이 시작됐다. (중략) 리어카를 끌고 또 길을 갔다. 조치원에서 청주로, 거기서 대전으로 돌아서 부산으로. 계획이 그래서가 아니라 길이 그렇게 이어져서 그 길로 갔다. 리어카를 끌면서 나는 내 지난날도 끌고 있었다. 이혼한 와이프가 생각났다. 처음엔 같이 그림을 그리다가 만났다. 와이프는 병이 하나 있었는데, 긁는 병, 카드를 긁는 병이었다. 하지만 정작 헤어진 건 다른 것 때문이었다. 어느 날인가 아끼던 후배와 와이프가 압구정동 카페에서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 와이프는 전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다. 그저 만날 수도 있는 일이라 나도 그러려니 하고 믿고 넘어갔는데, 전혀 아무 사이도 아닌 게 아니었다. 두 번째 걸렸을 때는 나한테 배 째라는 식이었다. 결국 이혼 수순을 밟았다. 혼인신고를 한 것도 아니어서 헤어지면 그대로 끝이었다. 아끼던 후배도, 와이프도 그렇게 잃었다. 그 뒤로 사람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림을 같이하던 이들이라, 그쪽 일로 만나는 사람들과도 모두 연락을 끊었다.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나는 서울역을 전전하며 그냥저냥 되는 대로 살기 시작했다. 파지를 줍기 시작한 것도 그 이후였다.
리어카가 무거워졌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날씨도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길을 내어 쭉 남으로 남으로 내려온 지 벌써 한 달 반이 지나 6월의 가장 뜨거운 때로 진입하고 있을 때, 드디어 부산에 도착했다. 해운대였다. 파도가 밀려오고 백사장엔 피서객들이 또 가족들이, 연인들이 바글바글했다.


지금 생각해도 우스운 것이 죽을 장소를 찾아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을 했다는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자살여행’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부산에까지 갔는데도 제대로 단번에 죽을 만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몇 날을 부산에서 머무르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가 제주행 배를 탄 다음 중간쯤에서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즉시 부둣가로 가서 배를 탔다. 미리 싸구려 양주 한 병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소주 두어 잔에 흐물흐물해지는 주제에 양주를 반병이나 들이마셨는데도 취기가 안 오른다. 모든 사람이 잠드는 자정이 지났을 무렵, 배 난간에 매달렸다. 손만 놓으면 바로 바다로 떨어지고, 배는 멀어질 것이어서 도저히 살아날 방법이 없을 터였다. 그런데 이놈의 손가락이 안 펴졌다. 이제껏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며 정신만 더욱더 맑아졌다. 다시 갑판으로 올라와서 서너 모금 더 마시고 재시도하기를 대여섯 번쯤 하고는 끝내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양주를 한 병씩이나 마셨는데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졌다. 아침에 제주항에 도착해 어제 내가 매달린 자리를 보니 내 발자국이 어지러이 찍혀 있었다. 배에서 내리는데 직원들이 사람 머릿수를 헤아리고 있었다. 속으로 픽 웃음이 나왔다. 그들도 내 발자국을 보고 혹시나 불상사가 있지나 않았을까 속깨나 태웠으리라 짐작해본다.
대합실에서 TV를 보는데 설악산 등반 도중 조난 사고를 당한 대학생 몇 명이 동사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하, 이거구나. 나도 저걸 따라 해야지.’ 바로 한라산으로 갔다. 매표소에서 출발해 산을 오르는데 어째서인지 등산객이 하나도 없었다. 중간중간 담배를 피워가며 눈을 뭉쳐 갈증을 달랬다. 1,700미터쯤 올랐을 때 해가 졌다. 산중이라 금방 어두워지고 눈은 무릎 정도 푹푹 빠졌다. 굉장히 기뻤다. 이제 잠만 자면 죽는구나. 어스름 달빛에 주변을 보니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보여 무조건 그 자리에 누웠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힘들게 산을 올랐더니 온몸이 녹작지근하니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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