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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가/혁명가
· ISBN : 9788964362693
· 쪽수 : 556쪽
· 출판일 : 2024-05-10
책 소개
목차
머리글 ‘장일순’은 누구인가?
1부 공경하는 마음
원주/ 가족/ 학교/ 전쟁/ 교육사업/ 결혼
2부 혁신 정치
정치/ 구속/ 옥바라지/ 옥살이/ 석방/ 난초
3부 교회로 우회하라
지학순 주교와 장일순/ 평신도 중심 자립교회/ 교회와 세상의 교차로/ 김지하/ 원주문화방송-부정부패추방운동/ 금관의 예수
4부 사회참여
남한강 홍수/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성서/ 지학순 주교 구속/ 주교와 시인, 석방 운동/ 원주캠프/ 장일순과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
5부 따뜻한 혁명
글을 쓰지 않는 이유/ 청강靑江의 서화/ 글씨로 말하다/ 겨울에 찾아온 봄/ 혁명은 따뜻하게 보듬는 것/ 교회를 넘어서/ 김지하의 표연란
6부 생명운동
원주보고서/ 원주사변/ 김지하의 밥/ 정호경의 농민교리서/ 이현주의 마음공부/ 판화로 마음공부, 이철수/ 한살림운동
7부 생명사상
동학의 발견/ 천지 만물은 더불어 하나/ 모월산에서 배우다/ 나를 비우고 한울님을 모신다/ 바닥으로 기어라/ 생명에 대한 감각/ 밥 한 그릇에 담긴 우주/ 밥상공동체-한살림/ 장일순 주변, 덧붙이는 이야기
8부 돌아온 일상
유월민주화운동 그 후/ 그림마당 민 서화전/ 노자를 공자처럼/ 서화로 말 걸기/ 장 선생 댁/ 아내에게 부채질/ 일본 여행
9부 인생 갈무리
한 살림선언/ 해월 최시형 추모비/ 생명공동체운동/ 죽음의 굿판/ 녹색평론
10부 이승을 떠나다
사리암/ 노자 이야기/ 지학순 주교를 기억하며/ 장일순 선종/ 장일순, 그 후
무위당 장일순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일순은 1·4후퇴 시기에 군 입대 적령기여서 군속으로 징집되었다. 영어를 잘해서 미군들이 있는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배치되었다. 포로로 잡혀 온 인민군들을 미군이 심사할 때 영어 통역을 하였다. 이곳에서 젊은이들이 시대를 잘못 만나 징집되어 동족끼리 전투를 하고, 다수가 죽거나, 더러는 포로가 되는 모습을 보았다. 자기 또래의 인민군 포로들이 겁에 질려 미군 앞서 진술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장일순은 다시는 어떤 명분이나 이데올로기로도 전쟁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뼛속 깊이 새겨 넣었다.
감옥에서 지낼 때 정부 관료 가운데 한 사람이 장일순을 찾아왔다고 한다. “우리와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었다. 하지만 장일순은 고민해 볼 필요도 없다는 듯 단호히 거절했다. “한번 생각해 보자”는 식으로 뜸 들이는 일은 없었다. 당시 박정희는 1963년 2월에 민주공화당을 창당하면서 각계의 유망한 인물들을 포섭하였다. 강원도 지역의 유력한 인물로 알려진 장일순에게도 그런 요청이 따라온 것이다. 만일 그때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장일순은 그날로 옥살이를 마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원주에서 시작된 민주화운동이 전국적인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원주 지역은 박정희 정권의 눈엣가시가 되었으나 민주화운동 세력에게는 아지트 같은 역할을 하였다. 원동성당과 가톨릭센터, 그리고 장일순의 봉산동 집은 그들을 언제든 품어주는 공간이었다. 장일순을 존경하고 따르던 이들은 이 집을 ‘장 선생 댁’이라고 불렀다. 그를 친형처럼 따랐던 고향 후배들은 ‘형님 댁’이라고 부르고, 이웃 사람들은 소탈한 성격의 그이를 닮은 이 집을 ‘장씨네 집’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