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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374597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4-08-23
책 소개
목차
서문: 이어져라, 이어져라 8
제1부 기다리면서 이해하게 된 것들
노점상,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아 19
잉어빵 장수의 돈 26
기다리는 사람들 37
인생은 예측 불허 44
노점상의 3대 거짓말 52
떡볶이 장사를 시작하다 65
노점상의 하루 74
제2부 밥에서 밥으로
우리 건물의 경비 아저씨 89
운수 좋은 날 103
의심은 전염된다 112
강자와 약자 124
천국과 지옥 사이 130
꽃들에게 희망을 137
이 밥, 저 밥, 그 밥 149
제3부 노점에 불이 켜지면 159
노점상답다는 것 161
전기를 찾아서 171
남철 씨, 남철 씨, 우리 남철 씨 180
웰컴 투 공산품 월드 190
노점상의 온에어 202
나의 노점 반대파 215
저자소개
책속에서


노점을 하면서 외로움과 기다림은 단속과 추위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말이다. 정말 혼자임에 온몸이 전율할 때 그 전에는 이해하지 못하던 것들을 이해하게 된다. 내가 견뎌야 하는 시간의 무게만큼 다른 사람들의 삶의 무게도 조금은 느끼게 되는 것이다. …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차, 바람 부는 밤, 충전한 작은 배터리에 연결한 작고 희미한 등과 잉어빵을 데우기 위해 켜둔 약한 가스 불에 의지하는 시간. 내가 미워했던 혹은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했던 것에 대해 오래오래 생각했다
용달에서 마차를 내리고 있는데 나는 참 운도 없다. 마침! 지나가던 가로정비과 공무원이 나를 봤다. 공무원은 차에서 내려 소리를 질렀다. “뭐 하는 짓이야!” 공무원은 단속반을 부르고, 나는 지역장님을 부르고 서로를 기다리고 있는데 공무원이 큰소리로 내뱉는다. “있는 거 가지고 먹고살지, 뭐 하는 짓이야!” 이 말에 발끈한 사람은 바로 용달 아저씨. 갑자기 큰소리로, “있는 놈들이 자기 입장에서만 얘기하지 어려운 사람에 대해 뭘 알아! 있는 거 가지고 먹고살 수 있으면 누가 노점을 해! 있는 거 가지고 먹고살아? 있는 거? 있는 거어?” 용달 아저씨의 부르짖는 듯한 목소리가 화면이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처어언천히 울려 퍼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내 처지보다 아저씨의 말이 서러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