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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소설론
· ISBN : 9788965235781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1-10-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_ 시대를 거스르며, 거꾸로 비추며
첫째 매듭 장혁주_ 조선어는 번역된 모국어였다 / 매듭풀이
둘째 매듭 김남천_ 기억을 허무는 허구는 힘이 세다 / 매듭풀이
셋째 매듭 유진오_ 내가 조선인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 매듭풀이
넷째 매듭 황순원_ 하위주체는 말할 수 있는가 / 매듭풀이
다섯째 매듭 안수길_ 민족, 디아스포라의 유토피아 / 매듭풀이
여섯째 매듭 손창섭_ “난 사인이 없는 사람이외다” / 매듭풀이
일곱째 매듭 이범선_ 추억을 약처럼 갈아 마시며 / 매듭풀이
여덟째 매듭 하근찬_ 상이(傷痍)는 상이(相異)하지 않다! / 매듭풀이
아홉째 매듭 전광용_ 운명의 그물에 감겨 / 매듭풀이
열째 매듭 오상원_ “인간에겐 신보다도 담배 한 대가 더 필요할 때도 있다” / 매듭풀이
열한째 매듭 선우휘_ 깃발 없이 가자! / 매듭풀이
쓰고 나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1950년대는 물론이거니와, 그에 앞선 시대의 소설 역시 충분히 읽지 않았다. 필자가 우리 ‘비급’ 소설의 목록 작성을 위해 식민 시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 사정이 여기에 있다. 기이한 것은, 문단에서 그렇게 폄하되어 온 이들 ‘비급’ 소설이 정작 중고교 국어 및 문학 교과서에 가장 빈번하게 수록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소설의 비급』에서 ‘비급’은 바로 ‘B급’과 ‘비급(祕笈)’을 중의적으로 아우른 말이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전후소설’과 ‘B급영화’의 뜻이 일부 겹치는 데다 그 시기마저 공교롭게 일치하는 데 착안한 제목이다. 거기에는 보존 가치가 있다는 뜻이 더해져 있다.
소설은 본시 시대를 거스른 이야기다. 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늘 그 너머를 상상하는 허구다. 실재를 거꾸로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소설의 그 천성이 변한 것도 아닌데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다. 허나 자신의 시력만으로는 ‘내 안의 나’를 대할 용기가 여전히 부족한 독자라면 약을 갈아 마시듯 소설을 읽어 볼 일이다. 이 책을 구실 삼아서라도 말이다. (책머리에)
당대 현실이 날것으로 똬리 튼 픽션이 바로 대중소설이다. 그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이 신문소설이다. 신문소설은 짐짓 허구임을 내세워 당대의 공기를 호흡하는 가운데 당대인이 배설하는 욕망을 생생히 기록한다. 따라서 과거의 신문소설을 읽는 독자는 과거의 현실이 오롯이 재현된 세계로 떠나는 시간 여행자가 된다. (김남천)
해방 이래 우리는 깃발의 미망에서 잠시도 깨어나지 못했다. 광기의 그 시간, 얼마나 많은 ‘애매한 인간들’이 “내릴 수 없는 깃발을 위하여”라는 구호에 볼모로 붙들려 광장으로 끌려갔던가. 광장은 싸움터였고, 이념의 제단이었고, 무덤이었다. 그곳에서 깃발은 늘 죽음을 찬미하는 만장(輓章)으로 펄럭였다.
하여, 각설하고 그 피비린내 나는 광장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읍소하거니와, 부디 이제 그곳에 이념의 신주(神主)를 묻고
깃발 없이 가자!! (선우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