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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88965292531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목차
<노년철학 하기>를 옮기며
시작하기
Ⅰ. 현대 일본의 노인문제
1. 일본 노인의 사정
2. 노후와 죽음에 대해
3. 여성적인 생사관
Ⅱ.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기업사회가 가져온 것
1. 전후 일본 사회
2. 회사인간의 불행과 비극
3. 사회봉사로서 삶과 죽음
Ⅲ. 동물신체 · 식물생명
1. 서양 근대의 <독>과 <어둠>
2. 동물과 식물
3. 미키 시게오三木成夫의 <식물생명론>
Ⅳ. 우선 철학하라, 그리고 죽어라 -다시 살고 배우기 위한 인간학-
1. 나이 들어 “가르치다”- 구마자와 반잔熊沢蕃山에서 보는 노년철학
2. <근대>와 노년철학
3. 나이 들어 철학하기
【부록】 삶과 죽음, 천지왕래로서 바쇼의 여행
끝으로
리뷰
책속에서
인간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라고 해버리면 현역인 장년 세대와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앞길은 어둠으로 막막해져 버린다. 누구든 나이를 먹고 언젠가 죽게 된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이 상식이 되어버린 사회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정말로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인가? 나는 70대, 80대, 90대 노인들이 “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 나가는 존재다”라는 마음가짐을 단단히 갖게 되면, 청·장년 세대가 노인들을 부정적,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노년기에 접어들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가슴을 죄어오는 것은 “우리의 자손들이 지금보다 더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김 주간은 일본과 한국의 최고 수준의 철학자가 공유하는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사관을 단호히 거부한다. 하지만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허무주의적 생사관은, 일본에서도 지식인과 유명인들 사이에서 조금은 점잖은 척하는 일종의 주문으로서 대수롭지 않게 유행하고 있다.
노인문제, 노인철학의 키워드 중 하나는 ‘고독’이다. 고독은 세계적인 문제이며 전 세대에 공통되는 문제다. 그러나 청소년과 달리 노인의 외로움은 고독사나 고립사와 직결된다. 성인 5명 중 1명이 고독을 실감하고, 7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혼자 산다는 영국은 2018년 1월 <고독담당 장관>을 배치했다. 영국에 거주 중인 저널리스트 고바야시 교코小林恭子에 따르면 영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2016년 시점에서 약 18%이고(국가통계국 조사), 일본은 27.3%(인구 추계)이다. 영국은 30년 후인 2046년에 이 비율이 약 18%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에 영국 정부가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도 외로움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는 이유가 되었다. 인구 약 6,600만 명의 영국에서는 약 1,900만 명의 성인이 고독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런던에 사는 난민의 58%, 75세 이상 3명 중 1명이 고독함을 느낀다. 65세 이상 중에서 360만 명이 “TV가 유일한 친구”라고 응답했다(『요미우리 통신』, 2018년 5월 16일).
고독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고독은 노인에게 한정되지 않지만, 노인의 외로움은 그 심각성이 젊은이 특유의 감상적, 독선적인 고독과는 크게 다르다. 노년기에 더욱 절실해지고 심각해지는 고독과 고립감은 고독사와 고립사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 또한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즉 생사관과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정책적 · 제도적으로도 장수사회와 “인생 100세 시대” 혹은 서구적인 “성숙사회화”에 적합한 현실적인 노인 대책 ·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개별 노인의 사적 영역에서는 특히 노년기에 어울리는 삶과 철학이 요구된다. 그 중에서도 나이 든 사람이 일 이외에 순수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를 즐기고, 여유를 주체하지 못해 단순히 그냥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남은 삶을 연소시켜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식과 철학은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를 질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