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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2092591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5-09-10
책 소개
목차
1 시작하며: 철학자는 과학자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는가?
1부 철학자의 생각법
2 사변 vs 논증
3 회의
4 상식 또는 직관
5 개념 분석
6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7 사고 실험
8 자연주의
9 반성적 평형
10 철학사의 이용
2부 철학자의 논증법
11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12 귀류법
13 반례와 반증
14 미끄러운 비탈길
15 유비
16 일관성
17 딜레마
18 오컴의 면도날: 단순성의 원리
19 애매어
20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
21 연역과 귀납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논증은 주장과 그것을 지지하는 근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주장만 보면 안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철학자가 무슨 주장을 했는지만 본다. 인문학을 쉽게 소개한다는 책을 보면 철학자들이 어떤 주장을 했는지 나열해 놓았다. 이것을 읽는 것은 전혀 철학 공부가 아니다. 철학자들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그 주장에 이르렀는지를 공부해야 철학 공부이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풀이 과정은 연습하지 않고 답만 알아서 무슨 쓸모가 있는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상대방의 신념이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모순(아포리아)에 이르게 되어 상대방에게 무지를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소크라테스 스스로 ‘경건함’이란 이런 것이야, 라고 자신의 정의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방법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전제를 드러내어 그것을 반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구성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미끄러운 비탈길에 첫발을 내디디면 바닥까지 쭉 미끄러진다. 미끄러운 비탈길이 논증 이름으로 쓰일 때는 이와 마찬가지로 사소한 것을 허용했는데 연쇄적인 과정을 거쳐 몹시 나쁜 결과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쓰인다. 아주 사소한 것 정도는 허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허용하다 보면 무진장 심각한 것을 허용하게 되고, 결국에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애초에 아주 사소한 것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미끄러운 비탈길 논증은 이런 의도로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