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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5702511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5-04-06
책 소개
목차
추천사 - 김훈
추천사 - 릭 리지웨이
등반 과정을 기록한 펠리체 베누치의 그림
제1장 신기루
제2장 길
제3장 숲
제4장 산
제5장 강
제6장 바람
제7장 몰랐던 사실들
리뷰
책속에서
빈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깃줄을 떠받치고 있는 전봇대들은, 절망스럽게도 교수대를 연상시켰다. 막사 출입문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행복한 포로 생활을 원하세요? 우리 할머니처럼 해보세요. 남이야 뭘 하든 일체 관심을 끊고 자기 일에만 신경 쓰셨던 우리 할머니. 덕분에 110세까지 오래오래 사셨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포로수용소의 나날. 러시아의 어느 작가가 “그들은 생리학적인 의미에서 살고 있다”고 표현한 것처럼, 우리는 그저 사육될 뿐이었다.
마침내 마주하게 된 케냐 산. 일렁이는 운해雲海를 뚫고 우뚝 솟은, 천상에서나 있을 법한 산이 칙칙한 두 막사 건물 사이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거대한 치아 모양을 한 검푸른 색의 깎아지른 암벽. 지평선 위로 두둥실 떠 있는 푸른빛 빙하를 몸에 두른 5,200미터 높이의 산을, 이때 처음 보았다. 낮게 깔린 구름이 이동하며 급기야 그 위용을 숨길 때까지, 나는 멍하니 서 있기만 했었다. 이후 몇 시간이 지나서까지 여전히 그 장면에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나는 완전히 사랑에 빠져버렸다.
“여기서 탈출해서 저 산에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 혹시 해본 적 없어?”
(…)
“나도 갑갑해. 저 멋진 산을 눈앞에 두고 포로 생활이라니. 하지만 네가 그걸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건 완전 미친 짓이야.”
그쯤에서 대화를 멈추고 말았다. 그와 나는 서로 다른 언어로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현실주의자였고, 모든 것을 고려해볼 때 그의 주장은 옳았다. 그가 진단했듯이 나는 구제불능의 이상주의자이거나 아니면 미친놈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깨달았다. 이 계획에 함께할 동료는 나 같은 ‘미친놈들’ 중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