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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접목

그림자 접목

조정래 (지은이)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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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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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그림자 접목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5743712
· 쪽수 : 398쪽
· 출판일 : 2013-02-25

책 소개

<태백산맥>, <아리랑> 등 선 굵은 대하소설의 작가 조정래의 단편소설 작품집. 이 작품집에 포함된 7편은 1982년부터 1985년까지 문예제에 발표한 것들로, <태백산맥> 집필에 몰입하기 직전, 시대와 사회를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목차

그림자 접목
회색의 땅
박토의 혼
흔들리는 고향
메아리 메아리
시간의 그늘


작가연보

저자소개

조정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온 생애를 문학에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작가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태백산맥』『아리랑』『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 작’으로, 1천 5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 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왜곡된 민족사에서 개인이 처한 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소설을 집필했다. 대하소설 3부작『태백산맥』『아리랑』『한강』을 비롯해, 장편소설『천년의 질문』『풀꽃도 꽃이다』『정글만리』『허수아비춤』『사람의 탈』『인간 연습』『비탈진 음지』『황토』『불놀이』『대장경』, 중단편소설집『그림자 접목』『외면하는 벽』『유형의 땅』『상실의 풍경』『어떤 솔거의 죽음』등을 발표했다. 산문집으로『누구나 홀로 선 나무』『황홀한 글감옥』『조정래의 시선』『조정래 사진 여행: 길』과 함께, 문학 인생 50년을 담은『홀로 쓰고, 함께 살다』를 출간했다. 또한 고등학생 손자와 함께 집필한『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와 청소년을 위한 위인전인『신채호』『안중근』『한용운』『김구』『박태준』『세종대왕』『이순신』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단재문학상, 노신문학상, 광주문화예술상, 만해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심훈문학대상 등을 수상했고,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영어·프랑스어·독일어·일본어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오페라·뮤지컬·만화로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 등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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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세월은 무심한 바람결이었다. 마루 끝 기둥의 등잔이 전기로 바뀌었고, 행여 행여 하며 보낸 나날이 쌓여 29년이 흘러가버린 것이다.
“이 길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올라온 거 아닙니꺼. 어디 꼭 우리 칠성이라꼬 믿었겠씹니꺼. 아니라도 조니께 한번 보고 싶은 늙은이 노망 아닌교.”
노인은 깊은 한숨과 함께 말을 맺었다. 노인은 웃고 있었는데 그 얼굴은 허전하고 적막한 바람으로 가득했다. 그 표정에서 준구는,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한 번만 내 아들 칠성이라고 해달라는 것 같은 간절한 소망을 읽고 있었다.
―「그림자 접목」 중에서


“내 자식이 진 죄 다 아는디, 근디 부몬들 워쩔 것이요. 다 커뿌러 말 안 듣는디 부몬들 워쩔 것이요. 부모가 무신 죄가 있겄소, 살려주씨요.” 새터댁은 매일 경찰서로 쫓아가 온몸의 피를 태워가며 몸부림쳤다. 유일하게 아는 얼굴인 강춘복을 보기만 하면 바짓가랑이를 잡고 땅에 무릎을 꿇어 애원했다. “어이웨 춘복이, 자네는 동일이허고 동무였잖은가. 동일이 그놈 나쁜 거 내 다 알어. 그놈헌테 즈그 아부지가 을매나 말린지 아는가? 그놈 귀가 벽창호였단 말이시. 힘 잠 써주소, 힘 잠 써주소.” “아짐씨가 이래 싼다고 일이 풀리는 것이 아니어라. 그라고 동일이는 인자 우리 심장에 총구녕 겨눈 원수가 되야분 것 아니요.” 이 말에 대꾸할 말이 없어 새터댁은 춘복의 바짓가랑이를 놓으며 땅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박토의 혼」 중에서


“이 사람아,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냐.”
가까운 호떡집에 자리 잡고 앉아 그의 염려를 들은 황상필은 대뜸 이렇게 말하며 그의 어깨까지 툭 쳤다. 황상필은 미국을 아주 잘 안다는 투였고, 말도 어느새 편안하게 놓고 있었다.
“물론 나도 첨엔 그런 의심을 안 한 게 아니었지. 우리가 누군데. 헌데 지금 형편으론 똥 묻은 개다 뭐다 가릴 형편이 아니거든. 좌익세력은 날로 번창하지, 미국은 자기네 세력을 구축해야 되겠는데 인물들은 모자라지, 정작 몸이 단 건 우리가 아니라 군정 쪽이라구.”
황상필은 호떡을 우물거리며 아주 여유만만하게 이야기했다. 황의 그런 태도는 허세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고, 종잡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황의 그런 태도를 대하자 일단 안심은 되었고, 한편으로 그 조치에 그처럼 감지덕지했던 것이 창피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간의 그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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