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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 ISBN : 9788965964698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4-01-11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4
프롤로그 9
1. 머릿속에서 잠자는 괴물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의 심리학 23
2. 어긋나는 일상
암이 뇌신경을 누를 때 75
3. 메스 아래 환자와의 대화
각성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뇌수술 115
4. 거인과 맞서 싸우다
장애물을 동반한 수술 마라톤 167
5. 솟구치는 피의 소용돌이
시간과의 싸움 227
6. 허리에 자리 잡은 거인
삶의 질이냐, 생명연장이냐 249
7. 배려와 존중
나쁜 소식을 전하는 일 283
8. 모든 것을 건 도박
예후가 나쁜 수술 317
9.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
환자가 지인일 때 343
10. 수수께끼를 푸는 의사들
새로운 해법을 찾다 371
11. 안개 낀 머릿속
희귀 질병의 실마리를 찾아서 399
12. 두 번의 반신 마비
소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441
에필로그 482
감사의 말 490
감수의 글 493
리뷰
책속에서
수술실이 현대화되면서 이제는 매우 세련된 영상 기법들과 컴퓨터에 기반을 둔 기술들, 그리고 최소 침습 수술법(minimal invasive operation technique)을 사용한다. 그 결과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능성들을 보게 되었고, 오랫동안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부분들까지도 완전한 심장 정지 없이 수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방법들에 대한 모색과 수술이 끝날 때마다 매번 밀려드는 걱정, 후유 장애가 남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지금도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도 우리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수술이 끝날 때마다 환자 곁을 지키면서 환자가 깨어나기를, 그들이 움직이고 말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때까지 더디게 흐르는 시간을 초 단위로 세면서 초조하게 기다린다. (‘프롤로그’)
하지만 이것으로 과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내이도 안에 아직 종양 찌꺼기, 소위 말하는 잔여 종양(tumor process)이 박혀 있었다. 그런데 그곳은 청신경이 가까이 붙어 있는 곳이다. 심각한 고심의 순간이 다가왔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고 싶다면 청신경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대가치고는 너무 컸다. 특히 환자의 직업이 조종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더 그러했다. 그런 만큼 이 영역을 최대한 온전하게 지켜내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나는 수술 팀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전문가였고 무수한 수술 경험을 지니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내가 물었다. “저는 남은 부분을 끄집어낼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종양이 계속해서 신경을 누를 겁니다.” 어쩌면 시간이 흐르면서 종양이 새롭게 둥지를 틀고 계속 자라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은 꺼낼 필요도 없었다. (‘2. 어긋나는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