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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6477227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들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 네가 아들이었을 상황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찬희가 눈살을 찌푸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왜? 내가 우리 집 말아먹었을까 봐?”
“아니. 넌 남자였어도 날 좋아했을 테니까. 동성연애는 좀 곤란하거든.”
찬희는 입을 떡 벌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세온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나 너 안 좋아한다니까! 제발 좀 알아들어라. 널 좋아하느니 차라리 준호를 좋아하겠다. 안 그래도 걔가 나 좋아한다고 고백도 했는…….”
말을 다 마칠 새도 없이 그녀가 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세온의 차가 차선을 세 개나 홱 가로질러 출구로 빠져서는 일반 도로로 들어가 인도 옆에 멈추었다.
“너 미쳤어!”
“조찬희, 정말로 나 안 좋아해?”
“그래! 너 안 좋아한다니까.”
세온이 안전벨트를 풀고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정말로?”
그의 하얀 얼굴이 그녀를 똑바로 바라본다. 갑자기 그의 향수 냄새가 뚜렷하게 느껴지고, 그의 체온이 그녀에게 보이지 않는 손처럼 와 닿는 것 같았다.
“정말로?”
그가 뭘 물어보는지 순간적으로 알 수가 없었다. 바보처럼 그녀는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뭘 물어보는 거더라? 뭐가 정말이냐는 거지?
“넌 정말이지 너 자신을 좀 더 잘 알아야 돼. 네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는지 여전히 모르잖아.”
그의 손이 그녀의 턱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는데도 그녀는 피하지 못하고서 그저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따뜻한 입술이 자신에게 닿는 순간 그녀는 눈을 감았다.
부드럽고 따뜻한 입술과 달리 그의 뺨과 턱은 따끔따끔하게 그녀의 피부를 쓸었다. 온몸이 오싹거리고 떨렸다. 뜨거운 숨결이 입술을 타고 입안으로 스며든다. 몇 번인가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고, 혀가 그녀의 입술을 쓰다듬다가 안으로 파고들어 맛보고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그녀의 목에서 흐느끼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쓰다듬었다.
“이래도 안 좋아해?”
그가 그녀의 입술에 대고 속삭였다. 찬희는 숨을 몰아쉬며 흐릿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가 두어 번 다시 입을 맞춘 다음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좋아하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저 의자에서 자세를 고친 다음 비상등을 끄고 다시 차를 출발시켰을 뿐이다.
침묵에 잠긴 채 차는 거리를 지나 마침내 그녀의 집 앞에 멈췄다. 찬희가 내리려고 안전벨트를 푸는데 세온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그의 손이 닿은 곳이 델 듯이 뜨거웠다.
“왜, 왜?”
목소리가 갈라진다. 반면 세온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마라. 나도 인내심의 한계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