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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6550135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4
에움길 | 7
안개주의보 | 37
비정성시 | 59
잘 가라, 미소 | 91
유리집 | 127
는개 | 151
봉인된 시간 | 175
하수도 | 201
소리의 장례식 | 227
해설 | 비정성시(悲情城市)의 욕망을 응시하는 | 고명철 | 25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거기는 아침저녁으로 짙은 해무가 고여드는 곳이다. 산허리를 툭 베어내고 도로를 만들었는데, 언제나 해풍은 도로 옆 가파른 절벽 아래로 안개를 부려놓는다. 희미하게 불을 밝히고 서 있는 가로등은 이곳이 도로임을 알려주고 있을 뿐, 실제로는 안개의 점성을 이기지는 못한다. 사건은 그 자리에서 일어난 것이다.
-「안개주의보」중에서
주희가 열세 살 되던 해, 회사에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다. 당시 비조합원이었던 그는 회사의 간부들과 내통하여 노조의 동향을 알리거나, 조합원들을 이간질시키는 프락치로 몰려 조합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고 그들에 의해서 암매장되었다. 나는 그가 그렇게 죽어갔다는 사실을 실종 보름 만에야 알 수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폭행 가담자는 다섯 명이었고 아직 숨이 멎지 않은 그를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던져 넣고 흙으로 덮어버렸다고 했다. 모두 동4갱 작업반 사람들이었다.
-「비정성시」중에서
아내는 내가 주말마다 산에 간다고 생각했을 거였다. 이 아파트 10층이 나에게 산이고 놀이동산이고 천국이었다. 아파트 정원에서 일부러 등산화에 흙을 묻히고 귀가하기도 했다. 이상한 것은 그녀가 있을 때보다 그녀가 없는 아파트가 더 행복하다는 사실이었다.
-「잘 가라, 미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