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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혹시나

함순례 (지은이)
  |  
삶창(삶이보이는창)
2013-12-06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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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책 정보

· 제목 : 혹시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550333
· 쪽수 : 120쪽

책 소개

'삶창시선' 39권. 함순례 시인의 두 번째 시집 . 첫 번째 시집 <뜨거운 발>에서 '구체적 서사가 압축되고 풀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도출되는 깊은 서정성'을 보여주었던 함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은 과연 어떤 빛깔로 빛이 날까.

목차

제1부
궁극
맛의 처소
저쪽 사원
담양
세 남자의 독법
감포
엄마와 열흘
배추밭 역사
금성공원 약수터
면도 세배
벽 안에 사람이 산다
장수풍뎅이
검은무당벌레
혹시나
술국

제2부
문조가 두고 간 세상
만 원, 봄봄
카불에서 온 편지
진이부작
역방향
웃는 시

아직도 고백 중
밥 한번 먹자
첫눈, 이라는 사내
맞선
궁합
서해바다 노을 저편
소심

제3부
첫눈
배꽃 송가
문병 가자
오 여사 수지 입성기
꽃춤
목숨값
까마귀 울 때
추석 무렵

대추나무 기저귀
사라진 통장
겨울 배추
우수, 관음보살
이끼

제4부
순례기
봄, 뜬봉샘에 닿아
금강하구언, 차고 높은
공산성
천내 습지
맨발
화암사 도롱뇽
배낭
몽염
바깥이 불편하다
봄날, 라 보떼가 델 아르떼
무석사

발문_ 생의 주름에 소심한 대모의 시_ 최은숙

저자소개

함순례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6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1993년 ≪시와 사회≫로 등단하여 시집 ??뜨거운 발??, ??혹시나??를 냈으며 제9회 한남문인상을 수상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작은 詩앗 채송화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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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마흔 지나자 손님이 찾아왔다
위아래 나란히 혹이 생겼다
본래 악한 녀석들은 아니라 하니
잘 모시고 잘 사귀어보기로 했다
손님도 때때로 기침 큼큼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유방 한쪽이 찌르르―
예리한 날에 찔린 듯 아파온다거나
종종 허리가 시큰거리고 아랫배가 묵직해지곤 했다
내 안에 무언가 돋아나 단단해지고 있다는 거
미처 소화해내지 못한 내생의 환(幻)들이다
다른 세상과 눈 맞출 궁리나 하면서
새끼 치고 싶은 욕망에 들끓는 짐승처럼
사십여 년 내리 굴려온 몸이
이제 나를 부리고 가겠다는 신호
혹시나, 우주 너머
잃어버린 나에게 건너가는 환지통은 아닐까
꾀병과 엄살을 섞어 시시로 날 주저앉힐 때마다
갓 태어난 아가 어르듯
행동거지 조심해졌다 말투 더욱 겸손해졌다
멀리 계신 엄마에게 전화하는 날 많아졌다
-「혹시나」 전문


올백머리에 일생 한복을 입은 첫 남자, 자수성가의 표상이었다 지극히 부지런하고 흙과 나무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다 전업은 농부였으나 토정비결과 책력 보는 법을 알았다 그러나 실패라든가 휘어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한 해 농사 홍수에 쓸려나가자 그의 정신은 맥없이 무너졌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어갔다 세상에 대한 의심 키우며 자신을 학대했다 어느 신새벽 뜰팡에 쭈그려 앉아 그 징글징글한 의심의 아가리에 농약을 들이부었다 생전 다져놓은 마당이 가뿐하게 그의 몸을 받아주었다

열넷에 학업을 작파한 두 번째 남자, 스물한 살에 가장이 되자 우사 늘리고 소를 사들였다 산밭 가득 뽕나무 심었다 소값 파동이 불어닥쳤고 뽕밭은 풀섶이 되어갔다 덤프트럭 운전을 했고 화원을 차렸다 거칠기 짝이 없는 그가 풍란을 다루는 솜씨만은 예술이었지만 근면의 밑끝은 짧디짧았다 사업이 자릴 잡기 시작하면 으레 사람을 부렸다 손대는 족족 말아 드셨다 누구는 매사 운이 따르지 않은 탓이라 안타까워했고 누구는 게으름은 하나님도 구원하지 못한다는 말로 치부했다 인간의 숲에서는 무얼 해도 춥고 배고팠던 그는 풍란 캐러 산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낯선 하늘의 행불자를 선택했다

세 번째 남자, 돈키호테였다 허우대 멀쩡하고 언변이 좋았다 유년에 벌써 총명한 머리 인정받아 밝은 미래를 점쳤으나 노력이 받쳐주질 않아 그냥저냥 살았다 매사 습득이 빠르고 의협심 강했으나 그의 적은 여자였다 한때 반짝 노력하여 얻은 경찰공무원 시절, 첫사랑에 홀려 야반도주했다 거창하게 사표까지 냈다 민중을 구하지도 여자를 구하지도 못한 채 한세월을 회복불가로 살았다 사이, 여전히 얼굴은 반반하나 그뿐인 여자들이 그를 스쳐갔다 기이한 일은 그의 재기가 여자로부터 온 것, 얼굴 이쁘고 착하기도 한 여자가 신의 선물처럼 왔다 이제 그는 생의 반구비를 돌아 세상을 다시 읽고 있다
-「세 남자의 독법」 전문


그러니까, 술래라 불린 적 있다 기일게 수울래 부르면 달빛 강변에서 강강수울래 춤추는 듯, 좀 짧게 부르면 술래야 술래야 머리카락 보일라 숨은 동무들 찾느라 해거름 길어졌다 해례야 달례야 부르는 벗들도 있다 벗들에게 빛 같은 존재가 되라는 의미겠는데 온몸 붉어지는 호명이다 수레라고도, 순네라고도, 첩첩 산골 가시내가 되었다 미소가 둥글어졌다 글 냄새 물씬 나는 필명도 잠깐 생각했지만 지금 나는 태아 적 이름으로 돌아와 있다 들판을 한없이 걸어야 하는 순례에 서 있다 보은 회인 용촌리 백삼십육 번지 일천구백육십육 년 일월 스무여드레 그 하늘에 다시 예를 갖춰야겠다 삼보일배, 슬픈 낙타 발굽 소리와 모래바람의 숨통을 열어봐야겠다
-「순례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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