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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 ISBN : 9788966551309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1-02-0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코로나19 이후의 지역문화원 … 4
1부 코로나19 시대 ‘전환’을 생각한다
우리 집에 ‘SSG’이 쓱 들어왔다(최서영) … 15
포스트 코로나 또는 위드 코로나 시대와 역사 전환(윤한택) … 23
사회적, 아니 물질적 거리에 관하여―‘삥땅 사건’을 돌아보며(양진호) … 31
코뮌으로 만나자(황민호) … 42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영남) … 54
맞잡은 손의 따뜻함과 평등의 발견(김풍기) … 69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성찰(이동준) … 63
2부 회복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말무덤[言塚]’ 퍼포먼스를 상상한다(고영직) … 81
삶의 회복을 위한 정책은 가능한가(고길섶) … 92
문화도시와 시민의 자발성(손경년) … 104
그날이 오면, 우리는 다시 춤출 수 있을까(이동준) … 114
안전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확장하자(김찬호) … 135
산골 마을을 바꾸는 ‘군겐도(群言堂)’ 정신을 배우다(최서영) … 142
3부 아카이브의 인문학
아카이브의 인문학(이동준) … 153
공동체 아카이브의 거버넌스와 기록 주권(이경래) … 170
단편적인 일상, 주름진 이야기들(소종민) … 179
지역문화원이 지역을 아카이빙한다는 것(최영주) … 188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한다는 것(이용원) … 198
환대하는 마을 환대하는 마음(고영직) … 205
저자소개
책속에서
>>> 여는 글
지금 우리가 겪는 재난이 끝나면 우리는 곧 과거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희망’일 수 있을까요?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목적으로 6 마련된 공간은 제일 먼저 폐쇄되었고, 문화행사는 제일 먼저 취소되었습니다. ‘삶의 회복’을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고길섶은 분절(分節)화된 정책에서 절합(節合)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말은 『옥천신문』 황민호 상임이사의 지역 주민에 의한 자발적, 주체적, 창의적 소규모 마을공동체 같은 ‘코뮌’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과 맥락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일본 이와미(石見) 마을에서 ‘이치겐도(一言堂)’가 아닌 ‘군겐도(群言堂)’를 지향하며 지역 주민들과 손을 잡고 전국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도 흥미롭습니다.
이제 지역문화원은 ‘단편적인 일상’의 주름진 이야기들이 모인 마을의 공동체 ‘리빙 아카이브’와 ‘거버넌스’를 통한 기록주권의 회복이라는 주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오늘의 일상이 역사가 되는 뉴노멀 시대의 일상문화가 무엇인지 지역문화원은 답을 찾아야 합니다. 아니, 그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을 치열하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런 과정들 속에서 나온 각각의 솔루션들이 지역의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나가는 단초가 될 것이고, 그 단초들이 모여 지역과 마을의 새로운 역사와 전통이 될 것입니다.
(‘책머리에’ 중)
감염병은 우리로 하여금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물질과 비물질의 관계를 되묻게 한다. 감염병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이 물음은 생태적이다. 왜냐하면 생태는 개체나 개물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묻기 때문이다. 이 물음에 현재 우리가 내놓은 대답은 사회적 거리두기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시대의 생태적 화두로서 충분한가? 생명사상이 극복하고자 했던 것은, 인간이 자신으로부터 자연을 날카롭게 베어내고 그것을 대상 삼아 자의적으로 분해 및 합성해도 좋다는 정당화 논리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구제역 파동이 우리에게 주었던 충격은 이러한 이분법적 세계관에서 파생된 각 일말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외에도 많은 결과들을 이미 보았고 앞으로 무엇을 더 보게 될지 또한 알고 있다.
―「사회적, 아니 물리적 거리에 관하여」
유엔(UN)이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취약한 분야는 첫째가 사회적 관계(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고 둘째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선택의 빈곤입니다. 개개인이 고유한 인격을 가진 존재라는 점, 그것이 존중을 받는다는 것은 자신이 상대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암울합니다. 눈길을 피한 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많은 것이 일방적으로 흘러갑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한 원인은 한둘이 아니겠지만 구태여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감’하는 문화의 부재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