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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한국전쟁 이후~현재
· ISBN : 9788966551330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1-04-22
목차
작가의 말 꽃처럼 보석처럼 … 9
제1부 꿈꾸는 가족 … 17
두 개의 강이 시작되는 마을 … 18
정원이 아름다운 집 … 25
산골 아이들 … 34
엄마의 아들 … 40
집을 떠나다 … 47
평화시장 재단사가 되어 … 61
수야 오빠 … 68
메밀꽃 언덕에서 … 79
세 친구 … 90
제2부 종수의 편지 … 101
사장들이 원하는 것은 … 102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 116
내가 선택한 길 … 127
우리들의 이름은 노동자라오 … 139
문화부 차장이 되다 … 154
사라진 지부장 … 167
쟁의부장 오빠 … 182
옛날로 돌아갈 순 없다 … 192
바다가 되어 … 207
노동자 군대의 병사 … 216
눈물로 다리를 건너다 … 229
제3부 민들레꽃이 필 때면 … 241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머리에
김종수도 우리처럼 때로는 신경질도 내고 어리석은 판단도 하고, 실수도 하고 싸움도 하며 산 것은 사실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분신하기까지 그의 삶에서 일관되게 관통되는 정의감과 이타심은 분명 보통 사람 이상의 것이었다. 따라서 그를 특별한 사람으로 미화하거나 상상해 그릴 필요가 없었다.
이 책은 결코 과장됨 없는, 일부러 꾸미거나 상상할 필요가 없이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린 김종수 이야기임을 알아주시기를 바란다. 또한 평생을 가난하게 살면서도 노동운동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온 수많은 노동운동가들의 이야기일 수 있음을 알아주시기를 바란다.
진정한 선구자는 꿈꾸는 자가 승리한다는 것을 안다. 꿈이 언제 이뤄질 것인가는 그의 관심 밖에 있다. 그래서 선구자들이 뿌린 꿈은 인간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꽃처럼,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
김종수의 꿈도 마찬가지다. 그가 생명을 바쳐 추구했던 꿈은 인간 평등을 갈구하는 노동자들을 인도하는 빛나는 별빛의 하나로 남아 있을 것이다.
김종수의 친구들은 돈 가진 사람이 지배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적응하려 애썼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 중학교를 중퇴하고 공장에 들어간 친구들은 냉엄한 현실을 받아들였다. 집이 가난하고 공부를 못 했으니 고생하는 게 당연하고 여기서 벗어나는 길은 더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들 생각하고 고난을 감내했다. 김종수는 그러지를 못했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고 착취하고 학대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노동자 중에는 사장 덕분에 자기가 일자리를 얻어 먹고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장 중에서 노동자들 덕분에 자기가 먹고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자기가 노동자들에게 시혜를 베풀고 있다는 사장들의 오만한 착각은 모든 부당한 행위의 원천이 된다. 노동자가 자기 노동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여 사장의 착각을 벗겨내는 것으로부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된다.
김종수에게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시위에 동참하자고 설득하는 이도 없었다. 그렇지만 마음속에 불덩이 같은 저항심을 갖고 있던 그는 본능적으로 민주화 투쟁에 동조하고 있었음에 분명하다. 이는 7·8월노동자대투쟁이 일어난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 때의 행동으로 알 수 있다.
제13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던 12월 16일, 김종수는 오직 투표를 위해 주소지가 등록된 고향에 내려갔다. 야당 후보 김대중을 찍기 위함이었다. 투표일밖에 쉴 수 없던 그는 기차를 타고 남원역에서 내려 택시를 대절, 번암면사무소에서 투표를 하고 당일로 올라갔다.